태광 “이사회 부결 뒤 거래 지속”…김재겸 대표 해임 요구
이사회 구성 변경도 쟁점…부결 땐 법정 다툼 가능성도

롯데홈쇼핑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재겸 대표이사 해임 안건을 논의한다. 최대주주인 롯데쇼핑과 2대 주주인 태광산업이 내부거래 승인 절차와 이사회 구성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하는 가운데, 양측 공방이 법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14일 오후 2시 임시주총을 개최한다. 안건은 김 대표이사 해임의 건이다. 이번 임시주총은 2대 주주인 태광산업 측 요구에 따라 열린다. 태광 측은 롯데홈쇼핑이 롯데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하면서 필요한 이사회 사전 승인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지난 1월 이사회에서 롯데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승인 안건이 부결됐음에도 이후 관련 거래가 이어졌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태광 측은 이사회에서 부결된 안건과 관련한 거래가 지속된 만큼 김 대표에게 경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태광 측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롯데홈쇼핑은 롯데쇼핑과의 거래 구조가 설립 초기부터 이어진 정상적인 사업 구조이며, 태광 측 이사진도 오랜 기간 동의해온 사안이라고 설명해왔다. 온라인 입점 협력사가 부족했던 초기 단계에서 계열사의 우수 협력사를 유치하기 위한 유통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롯데 측은 태광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각종 문제 제기를 반복하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저해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 갈등의 또 다른 핵심은 이사회 구성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구성을 기존 롯데 측 5명, 태광 측 4명에서 롯데 측 6명, 태광 측 3명으로 조정했다. 롯데 측은 이사회 독립성과 의사결정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태광 측은 2006년 우리홈쇼핑 인수 당시 형성된 주주 간 합의를 깬 것이라고 반발한다.
태광 측에 따르면 과거 경방과 아이즈비전 등이 보유하던 우리홈쇼핑 지분을 롯데쇼핑과 태광산업이 각각 인수하면서 현재의 1·2대 주주 구조가 만들어졌다. 당시 이사회 9명 중 롯데 측 5명, 태광 측 4명을 선임하는 구조가 유지돼 왔는데, 롯데가 이를 6대 3으로 바꾸면서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는 주장이다. 롯데 측은 태광이 이 같은 합의를 입증할 협약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고, 태광 측은 협약서가 존재하지만 외부 공개는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롯데와 태광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양측은 2006년 우리홈쇼핑 인수전에서 맞붙은 뒤 장기간 대립해왔다. 태광산업은 당시 티브로드와의 시너지를 위해 우리홈쇼핑 지분 약 45%를 확보했지만, 롯데쇼핑이 약 53%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태광 측은 방송위원회의 최다액출자자 승인 처분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롯데건설 자금 지원, 양평동 사옥 매입,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브랜드 사용 계약 등을 둘러싸고 해묵은 갈등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시주총이 롯데홈쇼핑 지배구조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태광 측은 "김 대표 해임안이 부결될 경우 대표 해임 소송과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