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선봬
LG전자, 시그니처 올레드 T로 만든 샹들리에 전시

한국의 첨단 기술이 세계 정상급 인사 앞에 총집결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미래 모빌리티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K-기술’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찾은 글로벌 리더들의 시선을 끌었다.
28일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는 삼성전자·SK그룹·LG전자·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참여한 ‘K-테크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APEC CEO 서밋 2025’의 공식 부대 행사로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주관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두 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Z 트라이폴드’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기존 ‘폴드’ 시리즈보다 한 단계 진화한 모델로 화면을 두 번 접을 수 있다. 일반적인 폴더블폰과 다르게 접는 부분의 힌지(경첩)가 2개였다. 접었을 때는 갤럭시 폴드 시리즈와 비슷한 약 6.5인치의 디스플레이가 보이지만 화면을 완전히 펼치면 10인치대 크기의 대화면으로 변신한다.
트라이폴드의 첫 공개인 만큼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지만 유리 전시관 안에 전시해 직접 만져볼 수는 없었다. 세부 사양은 11월 말~12월 초 예정된 공식 출시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선보였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C, SK엔무브 등의 반도체와 냉각, 운영·보안 등 AI 인프라 기술이 집약된 솔루션이다.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2027년 준공을 목표로 100MW(메가와트) 규모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구축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6단 적층기술로 설계된 HBM4의 목업 제품을 전시했다. HBM4는 이전 세대 대비 2배 늘어난 2048개 데이터 전송 통로를 적용해 대역폭을 2배로 확대했고, 전력 효율은 40% 이상 개선됐다.

LG전자는 무선·투명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로 만든 초대형 샹들리에를 선보였다. 77형 시그니처 올레드 T 28대를 아래로 길게 늘어진 조명 구조물 주변에 원형으로 배치해 만든 초대형 설치물이다. 관람객은 360도 어느 방향에서도 생생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 위로 쏟아지는 별빛과 깊은 바다 영상이 조명의 빛과 어우러져 예술적 장면을 연출했다. TV 패널은 영상에 맞춰 열리고 닫히는 움직임을 반복했고, 완전히 열렸을 때는 올레드 고유의 얇고 세련된 측면 디자인이 강조됐다.

이날 K-테크 쇼케이스 현장에는 APEC 의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맷 가먼 AWS CEO가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SK그룹 전시관을 먼저 둘러보며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언급하며 가먼 CEO와 농담을 주고받는 등 친근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어 삼성전자 부스로 이동해 투명 OLED, 갤럭시Z 플립, 트라이폴드폰 실물을 살펴보며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현장에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HBM4의 구조와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을 직접 설명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도 SK 계열사들의 통합 전시관을 꼼꼼히 살피며 SK텔레콤의 시큐어엣지(Secure Edge)와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기반 보안 기술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