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휴가철이면 수영장, 물놀이 시설, 캠핑장 등 다중이용시설 사용이 증가한다.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이런 시설에서는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른바 ‘눈병’으로 불리는 전염성 결막염은 여름철이면 더욱 쉽게 확산해, 손 씻기와 개인 위생 관리가 당부된다.
여름철은 전염성 결막염이 특히 활발히 퍼지는 시기다.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각막·결막염 월별 환자 수는 7월이 23만1418명, 8월이 23만6098명으로, 6월 21만8616명 대비 대폭 늘어났다.
고온다습한 환경은 바이러스의 전파를 용이하게 만든다. 야외 활동, 여행, 수영장 이용 등이 늘면서 바이러스와의 접촉 기회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특히 수영장에서는 물 자체보다는 눈을 만지거나 세안할 때 오염된 손을 통한 간접 접촉으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전염성 결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아데노바이러스로, 주로 여름과 초가을에 유행한다. 감염되면 눈의 충혈, 눈곱, 이물감뿐 아니라 인후통, 미열, 귀 앞 림프절 비대 등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한쪽 눈에서 시작해 반대쪽 눈으로 퍼지는 경우가 흔하며, 감염 후 평균 5~7일(최대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발현된다. 전염력이 매우 강해 가족, 학급, 직장 등 집단생활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명 ‘수영장 눈병’으로도 알려진 엔테로바이러스 결막염 역시 주로 여름철에 유행한다. 수영장 등에서의 밀접 접촉을 통해 급속히 전파되는 특징이 있다. 아데노바이러스보다 잠복기가 짧아 감염 후 1~2일 이내에 증상이 빠르게 나타나며, 눈의 충혈, 눈곱, 이물감 외에도 복통이나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집단 감염이 자주 발생하므로, 수영장 이용 후 눈에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염성 결막염은 갑작스럽게 눈의 충혈, 눈곱 증가, 이물감, 눈물 흘림, 가려움증 등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양쪽 눈에 나타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쪽 눈에서 시작해 며칠 내 반대쪽 눈으로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시에는 결막염 증상 외에도 인후통, 미열, 귀 앞 림프절 비대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고열과 함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바이러스는 감염 후 잠복기 중에도 전파가 가능하다. 증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즉시 안과나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가 진단으로 방치하거나 항생제 안약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증상 경과를 혼동시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감염이 의심될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수건·베개·화장품 등 개인 위생용품은 가족과도 철저히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전파를 막는 데 중요하다.
전염성 결막염의 가장 흔한 감염 경로는 바로 ‘손’이다.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눈곱을 만진 손으로 주변 물건을 만지거나 사람과 접촉할 경우,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퍼질 수 있다. 아데노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는 환경 저항성이 높아 손이나 물건을 통해 쉽게 전파되며, 특히 여름철에는 활동량 증가로 전염이 더 활발해진다.
김우진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은 단순하지만, 결막염을 포함한 감염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눈이 가렵거나 불편하더라도 직접 손으로 만지기보다는 인공눈물이나 청결한 휴지, 멸균 거즈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제거할 때는 반드시 손 위생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수건, 세면도구, 화장품 등을 함께 사용하는 습관은 감염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가족 간에도 개인 위생용품은 철저히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전염성 결막염은 치료법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무엇보다 예방이 핵심이며 그 시작은 항상 ‘손 위생’에서 비롯된다”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