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이냐 弱이냐” 트럼프 딜레마에 방향성 잃은 달러…‘세제개혁’ 약발 얼마나 갈까

입력 2017-02-10 09:06 수정 2017-02-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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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 가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 행보에 요동치고 있다. 일관성없는 트럼프의 정책 행보가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세제개혁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약세를 보였던 달러 가치는 9일(현지시간)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5시58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0.50% 상승한 100.67을 나타냈다. 엔화 대비 달러 가치는 1% 넘게 뛰었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주춤했던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달러에 힘을 실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항공회사 간부들과 회동하는 자리에서 수주 안에 세금 개혁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감세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2~3주 안에 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세제 측면에서 경이로운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10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핵심 의제에서 비켜갈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최근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초강세를 보였던 달러는 최근 그의 각종 행정명령과 트위터 메시지 등의 영향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자신의 언행으로 달러 흐름이 급변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도 편치 않았던 걸까.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전날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새벽 3시에 마이크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달러 강세와 약세 중 어떤 쪽이 미국 경제에 더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대해 백악관이나 플린 측이 확인하지 않은 가운데 이 보도 이후 트럼프의 달러 정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이후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자 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달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는 “달러 강세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등을 직접 지목하며 이들 국가가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발언에 트럼프가 앞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암묵적으로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미국 경제에 걸맞게 달러도 강세를 띠어야 한다는 신념이 작용한데다 다른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높은 경우 미국 소비자들이 해외 수입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소비 진작에 요긴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달러 강세와 약세 중 어떤 것이 미국 경제에 더 좋은지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쪽으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수입은 유리할 수 있으나 수출 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원하는 달러 약세와 그가 추진하는 경기부양책이 상충한다는 점이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자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이나 감세 정책은 달러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감세정책이 시행된다면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뒀던 달러를 미국으로 가지고 들어와 투자를 확대하면 달러는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달러가 강세이면 인건비 지출 부담이 커져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월가의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달 트럼프 취임에 앞서 트럼프노믹스는 일관성이 없어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재정 부양책과 감세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결국 제조업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프랑스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유럽 지역의 긴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이 몇 개월간 지속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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