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택시의 불편한 진실

입력 2016-01-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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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산업2부 기자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인 ‘카카오택시’가 한국에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사인 카카오가 작년 3월 31일 출시한 카카오택시는 9개월 만에 누적 호출 5700만건을 기록했다. 국민 1인당 한 번 이상 꼴로 부른 것이다. 카카오택시의 인기는 일차적으론 서비스의 높은 완성도가 기반이 됐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 서비스사인 우버가 국내서 불법 논란으로 고군분투한 데 따라 카카오가 반사효과를 누린 측면도 무시하긴 힘들다. 카카오택시가 혁신적이라기보다 우버가 길을 닦아주고 시간을 벌어준 영향이 상당하다.

2009년 설립된 우버는 2013년 한국에 진출해 콜택시 우버택시와 차주와 이용자를 중계하는 우버엑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국토교통부는 우버엑스가 사업용 차가 아닌 자가용으로 손님을 태우고 대가를 받아 위법이라고 판단, 관할 관청인 서울시에 우버엑스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고발조치를 지시했다. 또 검찰은 우버코리아와 협력 렌터카 업체들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우버가 위치정보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이러한 불법 논란에도 우버엑스는 2014년 12월 유료화를 실시했고, 반감을 키웠다. 결국 우버는 지난해 초 국내서 우버택시를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를 철수했다. 우버택시도 부정적 여론 속에서 잘 성장하지 못했다.

우버의 수난은 카카오택시의 순항에 바탕이 됐다. 카카오택시는 사업 초기부터 서울시 및 서울택시조합과 손을 잡는 데 공을 들였다. 섣불리 유료화하지도 않았다. 카카오가 내놓은 O2O 서비스 중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카카오택시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톡톡히 누린 것.

카카오는 지난해 11월엔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블랙을 출시했다. 이 명칭 또한 이미 세계 주요 도시에서 매일 수만명이 이용하는 우버블랙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두 달 뒤인 지난 19일 우버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우버블랙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카카오와 우버가 고급택시전(戰)에서 어떤 경쟁을 펼칠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이번에 우버와 고급택시 경쟁에서 제대로 된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실력이 아닌 운이라는 비난이 계속 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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