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청와대에 남은 사람들은 뭘 하고 있는 걸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한광옥 비서실장 등 대통령 보좌진은 일괄 사표를 냈다. 그러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를 모두 반려했다. 당시 국무총리비서실은 “현재 안보와 경제 등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한 치의 국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긴급한 현안 업무를 마무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다음 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럼니스트 타리크 A. 알마이나 씨가 지난 3월 29일 사우디 가제트라는 매체에 ‘From Hankook to Hyundai’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칼럼이다. 한국과 관련된 글이어서 늦게나마 소개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운행되는 상당수의 차는 현대가 만든 자동차이고, 타이어로는 많은 차량이 한국타이어 제품을 쓴다. 한국의 두 거인기업인...
-세월호가 드디어 3년 만에 인양됐어. 이르면 31일 목포 신항으로 선체를 옮겨 미수습된 희생자들을 찾는 수색작업을 시작한다는군.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은가 봐. 선체 내부 배수와 기름 제거작업을 마쳐야 하는데, 바닷물을 빼내기 위해 선체에 또 구멍을 뚫어야 한다잖아. 그런데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지? 선체 내외부의 부식이 심해 파손된 게...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 삼성동(三成洞) 자택으로 퇴거했다. 사저(私邸)가 아닌 자택이라니 의아할지 몰라도 원래 사저는 공관(公館)이 있는 사람에게 쓸 수 있는 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도 사람을 만나는 대신 전화나 서류로 일을 처리하고 혼자 밥을 먹곤 했다. 거기 있으나 여기 있으나 생활의 본질은 별반 다를 게 없으니 적응이 쉬울지도 모른다....
며칠 전 한 도시의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에서 주최자가 “(우리는) 촛불집회를 축제라고 부르며 많은 이들이 기뻐하는 현실이 슬프고 걱정돼 이 자리에 모였다”며 “애병필승(哀兵必勝)이라는 말이 있다. 슬픈 병사인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노자 도덕경 69장이 원전이라는 이 ‘애병’에 대해서는 슬픈 병사라기보다 비분에 찬 병사라고 보는 해석이...
한국인들은 지금 광장에서 산다. 그 광장은 두 진영에 점거된 대립과 쟁투의 공간이다. 일찍이 소설가 최인훈이 말했듯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다.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라는 언급이 이어지지만, 중요한 건 광장이 대중의 밀실이라는 점이다. 둘로 나뉜 밀실에서 상대 진영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물 주어 기르는 콩나물처럼 커가고 있다.
두 진영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설연휴 직전에 아주 중요한 판결이 하나 나왔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25일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재판부는 “이는 표현의 자유와 가치판단의 문제로, 시민과 전문가들이 상호 검증하고 논박할 사안이지 법원이 형사처벌할 게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학문적 표현의...
대통령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다.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의결 이후 대선시계가 빨리 돌아가자 그들은 더 바빠졌다. 오래전부터 대통령을 하려고 했던 사람도 있고, 갑자기 존재가 두드러진 사람도 있다. ‘박근혜 같은 사람도 대통령을 했는데 내가 그런 걸 왜 못해’, 다들 이런 생각을 할 법하다.
이런 이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여론조사에는 일정한...
새해 첫날부터 기분 잡쳤다. 청와대 출입기자 초청 신년 간담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왜 나쁜 대통령이며 무자격자인지 더 확실히 알게 해주었다. 보도를 원하면서도 녹음과 촬영을 금지하고는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했다고 말했다는데 놀랍기보다 기분이 나쁘다. 다 헌재를 향해 한 말이겠지만, 갑자기 불려간 기자들만 안쓰러웠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60일 이내에...
그렇다. 대통령에게도 미용권(美容權)이 있다.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용모와 패션은 그 자체로 상징이며 한 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아이콘이다. 여성 대통령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여성 대통령은 더 가꾸고 치장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무엇을 했느냐는 의문과 추궁 끝에 성형 의혹이 제기됐고, 언론은 지금 별별 이야기를...
한 달 넘게 벌어지고 있는 촛불시위는 재미있는 말과 구호를 양산하고 있다. ‘下野’ 티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이나 옷에 각종 스티커를 붙인 사람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나라 바꾸는 가난뱅이’ 식으로 촛불시위 주체의 신분이나 정체성을 강조한 말이 눈길을 끈다. 비정규직, 청소년, 알바생, 계집 등 주로 사회적 약자다. ‘이게 나라냐?’라고 물었으니 나라를 바꾸려...
2년 전 12월, 다른 매체에 썼던 ‘임철순 칼럼’의 앞부분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좀 알 것 같다. 그녀가 대통령이 된 이유는 ‘나라를 망치기 위해서’였다. 의도적인 건 물론 아니다. 하다 보니 그렇게 돼가고 있다.
그 이유는 어떻게 해야 자신과 나라와 국민에 도움이 되고 스스로 내세운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모르는 이유는 이...
고려의 대문장 이규보의 글에 ‘이상한 관상쟁이’[異相者對]가 있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찾는 그 관상쟁이는 어질다는 평판이 높은 이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할 것”이라고 하고, 악한 사람에게는 “만인의 마음을 기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어진 사람이 죽으면 백성들이 어머니를 잃은 듯 슬퍼할 것이며 악한 사람이 죽으면 다들 좋아할 테니...
2012년 대선에서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그 뒤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개헌에 반대했다. 특히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모든 게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 경제든 뭐든 다 망가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던 박 대통령이 24일 국회연설에서 갑자기 개헌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나서니 그 동기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선실세라는 최순실...
이제 노벨문학상만 남았다. 나머지 부문은 다 수상자가 발표됐다. 올해 문학상은 13일 발표된다니 예년보다 더 늦다. 작년엔 10월 8일 수상자가 발표됐는데, 후보자들의 면면이 드러난 게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도 알려진 게 없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인들에게 남북통일 못지않은 비원 숙원이다. 아니 통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차...
예상했거나 우려했던 일이 그대로 벌어지고 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 이후 전개되고 있는 정치상황 말이다. 여당이 국감을 보이콧하고 당 대표는 무기한 결사 단식농성을 하는 기상천외하고 전무후무(사실, 전무는 그렇다 치고 후무까지 될지는 모르지만)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데 대해...
그들은 머리가 좋다. 시험성적이 좋다. 어떻게 하는 게 출세하는 길이며 부와 권력에 명예까지 거머쥐는 방법인지 잘 알고 있다. 남을 딛거나 밟고 올라서는 수단도 본능과 체질로 잘 아는 사람들이다. 시험으로만 뽑는다면 어떤 공직에든 다 합격할 만한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요즘 물의를 빚고 비리와 추문의 의혹에 휩싸인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인상이다.
그들에게...
한국일보 편집국장과 주필을 역임했으며 이투데이에서 주필을 맡고 있는 임철순 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는 “사실과 의견의 구분이 안 되는 것은 경향성에 빠진 취재와 보도 때문이지만 어휘와 품사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채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6년 전·현직 언론인 6명이 자본, 권력, 인연 등을 벗어나 글을 쓰기 위해...
한국일보 편집국장과 주필을 역임한 데 이어 이투데이에서 주필을 맡고 있어 ‘주필만 8년째’인 임철순 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는 “품위있고 올바른 문장을 쓸 수 있는 사람 위주로 글을 쓰도록 하고 있다”며 “자유칼럼그룹에서 최고령 칼럼니스트는 92세인 황경춘 씨(AP통신 서울 지국 특파원 및 TIME 기자 역임)로 8년째 글을 싣고 있어 100세 수명시대의 활동의...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63년 12월 17일 첫 대통령 취임사는 “단군 성조께서 천혜의 이 강토에 국기를 닦으신 지 반만년”, 이렇게 장중한 문사(文辭)로 시작되지. 여기에 언급된 국기는 ‘나라를 이루거나 유지해 나가는 터전’, 즉 國基인데, 요즘 잘 쓰이지 않는 말이야. 국기라면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라는 노래나 ‘국기(國技) 태권도’를 떠올리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