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정기 틈타 2세 경영권승계 '분주'

입력 2006-06-25 14:11 수정 2006-06-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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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건설·유유·조광페인트 등 2세들 주식 장내매집 가속화

국내 주요 기업의 오너 2세들이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지분 매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주가가 약세권을 맴도는 조정국면을 지분 확대의 호기(好期)로 삼아 차기 지배주주로서의 입지를 다져놓자는 의도다.

특혜성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나 비상장사 주식을 이용한 경영권 승계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으면서 변화되고 있는 경영권 승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지분을 상속 받거나 증여 받을 경우 상속·증여세 부담이 커 소유와 경영권 이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지분을 확대해 나가는 오너 2세들이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너 2세들 이달 들어 곳곳서 자사주 매입 신호탄

중견 건설업체 신성건설의 실질적 지배주주인 신영환(61) 회장의 아들로서 현재 경리부장으로 재직중인 상화(30)씨는 지난 7일~15일(변동일 기준) 장내에서 자사주식 0.51%를 추가 매입, 보유지분을 6.73%(59만6045주)로 확대했다. 상화씨의 자사주 장내 매입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만이다.

부산 중견업체인 동일고무벨트 김세연 이사는 오너였던 김진재 전의원 별세 이후 지난해 12월 지분 26.6%를 상속받은 뒤 반년만에 장내 매입에 뛰어들었다. 지분은 38.29%로 늘어났다.

유유 유승필(60) 회장의 두 자녀 원상(32)·경수(27)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5일, 16일 일제히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각각 7개월, 3개월만의 장내 매입이다. 이로써 유유 지분도 각각 6.05%, 3.42%로 확대됐다.

조광페인트 양성민(62) 회장의 세 자녀 은아(33)·경아(31)·성아(29)씨도 10개월만에 자사주 매입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지난 16일, 19일 각각 0.08%, 0.09%씩을 사들여 지분율을 각각 4.49%, 4.48%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 변화에는 오너 2세들이 한결같이 1년여내지 수개월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증시 조정으로 경영권 승계 위한 지분 확대 호기 맞아

지난 지난 5월11일 종합주가지수가 1464.70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때 까지만 해도 주가가 너무 올라 지분 매입에 거의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단기간 1200선으로 하락하는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그만큼 주가가 싸질대로 싸져 차기 지배주주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한 지분을 늘려가는 데 안성맞춤인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지난달 말 LIG손해보험 구자원(71) 명예회장의 아들 구본상(36) 이사를 비롯, 현대해상화재보험 정몽윤(51) 회장의 아들 경선(20)씨, 일정실업 고희석(77)회장의 아들 고동수(50)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및 고동현(45) 사장등에 이어 이달 들어서는 그만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오너 2세들의 지분 확대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신성건설 관계자도 “최근 증시 조정 여파로 회사 주가 또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배주주의 아들이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승계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주들에게는 지배주주의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낼 수 있고 향후 배당금과 주가 상승에 따른 재산증식 및 차익을 누릴 수 있는 다용도 효과가 있다.

◆편법 경영권 승계 차단으로 ‘정석 루트’ 찾아 나서

특히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는 데 있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거나 상속세나 증여세를 내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는 것도 오너 2세들의 장내 매입의 고민이 묻어있다.

특혜성 BW 및 CB를 이용한 경영권 승계는 이미 벽에 부딪친치 오래다. 게다가 최근에는 비상장사에 대한 직접 투자를 통해 상장 후 막대한 상장차익을 누리는 등 비상장사의 주식을 이용한 방식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현행 세제상 증여·상속세 최고 세율이 60%에 이르다보니 경영권 승계를 위한 안정적인 지분 확보가 힘들다. 오너 2세들이 주식시장에서 조금씩 지분을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새 루트’를 뚫을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국증권연구원 정윤모 연구위원은 “기업 후계자들이 상속이나 증여과정에서 세금 부담이 크면 그만큼 보유지분이 희석돼 경영권 자체를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며 “최근 증시 조정국면이 싼 가격에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공시감독국 오창진 팀장도 “최근들어 지배주주 일가의 ‘5% 보고서’ 제출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각각의 매입 목적은 다를 수 있겠지만 오너 2세들의 지분 매입은 세금 부담 등으로 인해 증시 조정 때마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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