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 대해부]운영위원회, 겸직 금지·세비 삭감 등 ‘정치쇄신’ 숙제

입력 2013-06-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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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내려놓기’ 여야 지도부 합의… 통과여부 주목

여야 지도부로 구성된 국회 운영위원회는 6월 임시국회에서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의 최대 화두 중 하나였던 ‘정치쇄신’ 법안 처리가 바로 그것이다. 정치개혁은 정치권의 해묵은 과제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의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새 정부 출범 초 새 정치에 대한 국민 열망이 큰 데다, 당 지도부가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정치 쇄신안 통과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특히 국회의원의 겸직 및 영리 업무를 금지하는 법안 등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일부 법안은 이미 여야 원내대표가 이번 임시국회 처리에 합의한 바 있어 이달 국회 통과 여부에 정치권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오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 의원들이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원 특권 내려놓기’3개 법안 여야 합의…이번엔 통과될까 = 지난해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에서 여야는 의원 겸직금지, 인사청문회 개선, 헌정회 연금제 개선, 국회 폭력방지 특권 내려놓기 4대 이슈와 관련된 국회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이에 일부는 관련법안이 이미 발의돼 있다.

이 중 새로 출범한 여야 원내대표들이 지난달 말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위한 회담을 열어 처리를 합의한 법안은 △의원들의 변호사·교수 등의 겸직과 영리 활동 금지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 △19대 의원들부터 노후연금 혜택을 폐지하는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 등이다. 이에 따라 이들 세 법안은 이번 국회에서 처리될 공산이 커졌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최근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을 통해 법안 처리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 공약 이행 차원에서,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가 추진 중인 강력한 당 쇄신과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점은 6월 국회 통과 전망을 더 밝게 한다.

하지만 양당 지도부의 합의에도 여전히 이들 법안 통과를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의원 세비 삭감, 연금 폐지, 영리목적의 겸직 금지 등 주로 국회의원들의 이해 및 생계와 직접 관련돼 있어 여야간 이견이 없더라도 당 내부의 여론 수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중 국회의원 겸직금지 법안 통과는 특위 차원에서 합의됐더라도 의원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혀 매번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의원들의 반발로 논의의 첫 발도 떼지 못한 채 자동 폐기 수순을 밟은 바 있다. 이번에도 실제 교수직 등을 유지하고 있는 일부 비례대표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운영위의 한 관계자는 “의원연금 폐지에 대해선 여야의 의견이 모아져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지만 겸직금지 조항의 경우 일부 의원들의 반대 의견이 있어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안심사 소위가 열리게 되면 여야가 국민을 상대로 약속한 만큼 이미 합의된 법안들은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정치쇄산 법안들 역시 국민적 열망을 반영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여야간 이견을 좁혀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의원 반발이 관건…경제민주화 논쟁에 묻힐 수도 =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세 법안 이외에도 다수의 특권 내려놓기 법안이 발의돼 운영위에 계류 중이다.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는 법안으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권을 일부 제한하고 각 상임위의 예산심사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를 강화하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의원 수당 30% 삭감하는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 등이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의 경우 상임위 차원에서 증액된 예산을 삭감하는 데 소관 상임위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예결위의 감액 및 증액 한도를 법으로 정해 개별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 예산 끼워넣기, 이른바 ‘쪽지 예산’을 차단하기 위한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아울러 국회의원의 교유권한인 입법권을 대폭 개방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도 최근 여럿 제출됐다. 시민단체나 개인이 입법 관련 아이디어를 제안하게 되면 국회가 이를 의무적으로 심사, 검토하도록 함으로써 의원들을 향한 입법로비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매년 그해 예산안과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때마다 지역민원성 예산 끼워넣기 행태는 거센 여론의 비난을 받아 왔지만, 지역구를 챙기기 위한 의원들 사이에서 이미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다. 6월 국회에 상정되더라도 관련 운영위 차원에서 법안 처리를 위한 논의가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역시 여당에서 허위 진술을 할 경우 처벌을 명문화하는 위증죄 조항이 형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여야가 남북당국 회담 무산 여파에 따른 정쟁을 벌이거나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 등 쟁점 경제 현안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정치 쇄신 법안 논의는 뒷전으로 밀릴 우려가 크다.

정치쇄신 법안에 좀 더 적극적인 야당에서조차 최근 대선 국면에서 포퓰리즘 성으로 특권 내려놓기 법안이 다수 발의됐다는 점에서 이번 국회 처리에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열린 민주당 의원워크숍에서 “식자층이 정치개혁을 한다면서 의원 정수 축소나 세비 삭감, 면책특권 축소를 얘기하는데 정치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얘기”라고 반발하는 등 의원 특권·기득권의 축소·폐지를 둘러싸고 구성원 간 시각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국회쇄신 입법화 후퇴 우려에 대해 윤상현 운영위 새누리당 간사는 “국회쇄신은 지난 19대 국회의원 총선 과정에서 정치권이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이다”며 “이번 국회에서 이 일 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6월 임시국회에서의 정치쇄신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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