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8개월만의 회동, 민생 대화 속 ‘친이 지지’이끌어냈나

입력 2012-09-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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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 간 만남은 지난해 12월 22일 박 후보가 당 비대위 위원장을 맡은 직후 만난 뒤 8개월 만이다.

새누리당 이상일 공동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한다. 주요 회담 내용도 민생경제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성폭력 등 국민안정 문제, 태풍 피해대책 등 민생안정과 관련된 내용으로 한정했다는 게 이 대변인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만난 이 대통령과 박 후보가 민생문제만 국한해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 역시 대통령과 여당 대선후보 간 만남을 ‘선거중립 훼손’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90여분 비공개 독대 =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이 대통령과 박 후보는 비공개로 진행된 단독 회동을 통해 최근 민생현안과 관련된 세가지 주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지금 민생경제가 위기상황에 직면한 만큼 이에 맞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학생 반값 등록금과 0~5세 양육수당 확대 문제 등에 대해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학생들이 어려움과 여성들이 자기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성폭력 등 안전문제와 관련해서도 나주 어린이 성폭행 사건을 예로 들며 “국가의 존재이유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가장 기본인데, 정부가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서라도 근본적인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지금부터 100일 간을 ‘범국민 특별안전확립기간’으로 정해 민관합동으로 각종 반사회적 범죄의 대책을 수립하고 예방방안을 강구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이런 문제는 민관이 합동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 후보는 태풍 피해와 관련해서도 “정부가 수해복구 지원을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선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기준 미달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많다”며 정부의 보완책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농어민들이 희망을 갖고 재기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화답했다.

◇민생얘기만 했을까 = 이 대통령과 박 후보 간 비공개 독대는 약 90여분에 걸쳐 이뤄졌다. 민생현안 세가지 만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고 보기엔 긴 시간이다. 야당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어제 박 후보는 이 대통령과 다시 손잡았다”며 “국민 통합을 외치던 박 후보가 결국 이 대통령과 통합하면서 이 정권의 후계자가 됐음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도 “새누리당이 발표한 내용 만으로 대화가 오갔다면 굳이 배석자 없이 단둘이 만남을 가질 이유가 없다”며 “선거 중립을 지키고 엄정하게 선거 관리를 해야 할 대통령이 특정정당의 대선 후보와 정책과 공약사항을 들어주는 모양새로 대화가 오갔다”며 비난했다.

실제로 박 후보가 이 대통령에게 건의한 반값 등록금 문제와 0~5세 양육비 지원 문제는 새누리당의 핵심 정책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국민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친이계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 대통령을 만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와 전태일재단 방문 등을 통해 야권과 진보세력 끌어안기를 시도했다면 이 대통령과의 회동을 통해 비박 세력과의 화해를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박 후보가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정 의원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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