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는 매각중]대형사들 글로벌 시장 겨냥 플랜트 기업 M&A 적극 나서

입력 2012-06-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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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는 건설사들

국내 건설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불황과 PF 파고를 이겨내지 못하고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고 여러 개의 건설사가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대형 건설사들은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몸집 부풀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 건설시장 확대를 위한 기술력 보강이나 실적을 얻기 위해 플랜트 기업 등 관련업종 M&A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건설사 엔지니어링에‘구애’= GS건설은 스페인 건설그룹인 이니마의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니마는 역삼투압방식(RO) 담수플랜트 시장에서 세계 10위권에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200개 이상의 수처리 플랜트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GS건설은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유럽 글로벌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데 성공해 세계적인 수처리 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해 에콰도르 플랜트 시공업체인 산토스 씨엠아이(SANTOS CMI) S.A와 인수·합병(M&A)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8년 대우엔지니어링을 인수했지만 해외시장을 본격 공략하기에는 엔지니어링 부문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엔지니어링 분야의 지속적인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우건설 역시 동유럽 석유화학 플랜트와 원전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의 유력 엔지니어링 업체에 대한 인수나 제휴를 추진 중이다.

롯데건설 역시 국내 굴지의 엔지니어링 업체인 삼안의 인수를 추진하다 가격문제로 협상과정에서 무산된 롯데건설도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 인수를 재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경우 미국과 유럽 엔지니어링 업체를 물망 위에 올려놓고 인수를 저울질 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설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최근에는 별도의 엔지니어링 능력을 구축하기 위한 청사진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자체적인 인력확충은 물론이고 필요시 다른 엔지니어링사의 인수등 다각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수전은 쉽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외 플랜트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엔지니어링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인수할 회사를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건설사들 중 적절한 시기에 M&A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경쟁에서 뒤쳐저 해외시장 선점이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건설업계를 감돌고 있다.

◇ 몸집불리기? 생존전략 = 건설사들이 M&A에 혈안이 된 것은 국내 건설경기가 장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즉 해외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빠른 속도로 미개척 시장을 뚫기 위해 해외 기업과의 손잡기가 절박해졌다는 것이다.

건설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주택사업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건설사들은 수년전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대형사들은 수익을 올려주던 주택시장 공략을 위해 각자 브랜드를 런칭하고 큰 공을 들여왔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레미안, GS건설 자이, 대우건설 푸르지오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수년전부터 플랜트, 해외 분야가 주택분야의 수익을 압도하기 시작했고 이는 건설사들이 엔지니어링 분야로 눈길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 해외 시장에서 발주처가 요구하는 수행경험과 높은 진입장벽때문에 새로운 활로 개척이 어려운 것도 엔지니어링 등 M&A를 서두르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해외에는 초대형 공사가 많아 타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해도 단독회사가 각 프로젝트에 활용되는 기술들을 실현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플랜트 수주 증가에 따라 EPC 방식(설계·구매·시공의 일괄 발주)이 증가했지만 기술개발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는데다 기본설계를 놓고 외국업체와 대등하게 경쟁할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한 기술을 가진 해외 엔지니어링사 인수가 필수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외수주 목표를 대폭 올렸지만 엔지니어링 능력이 없이 목표달성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관련 인력이나 능력 양성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건설사들이 국내외 엔지니어링사 인수에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이 갖지 못한 기술력을 보다 쉽게 확보하고 시장 거점을 확보하는 데는 M&A 전략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건설사들이 크게 몸집을 키우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 건설사들도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라도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진출 거점확보을 확보해 시장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세계 일류의 건설기술 확보하기 위해서는 M&A가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하지만 인수자금이 많이 들고 잘못 인수하면 리스크가 큰만큼 면밀한 기업분석과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M&A 열풍에 대해 근본적으로 정부가 플랜트 등 전문인력 확보에 실패한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건설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플랜트 분야 등 전문 인력 수급을 위한 해법을 요구해 왔으나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

현재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 등에서 해외건설 관련 인력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로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플랜트 등은 숙련 기능인력들이 투입되야 하고 이는 국내 플랜트 건설에서도 끊임없이 지적되던 문제”라며 “국토부에서 실시하는 강의실 교육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검증된 기술교육과 함께 경험을 통한 실증 기술을 체득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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