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찾은 하이닉스… 한국 반도체왕국도 더 강해진다

입력 2011-11-14 11:38 수정 2011-11-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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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가 사실상 SK텔레콤이라는 든든한 주인을 10년 만에 맞이하면서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닉스가 그동안 미뤄왔던 미래를 대비한 투자에 적극 나설 경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세계시장 지배력은 한층 굳건해 질 전망이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중심으로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국업체의 점유율은 D램의 경우 66.5%, 낸드플래시는 50% 수준으로 일본과 대만 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하이닉스, 튼튼한 체력 갖춘다= 주인없는 10년 동안에도 튼튼한 회사를 일구며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 위치에 오른 하이닉스반도체가 SK텔레콤에 매각된다면 위기에도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체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실적의 기복이 심하고 대규모 투자를 요구한다. 실제로 지난 8월말 기준 D램 가격은 0.53달러로 지난 5월 1.03달러에서 반토막이 났다. 결국 D램 제조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의 고통에 시달렸다.

D램 비중이 70%에 달하는 하이닉스의 실적도 올 2분기 4470억원의 영업이익에서 3분기에는 27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산업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연간 3조원이 넘는 시설투자비를 쏟아붓고 있다. 지금까지는 감가상각비 등을 통해서 자체 조달이 가능했지만 적자가 지속된다면 투자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시설투자에 그치지 않고 신규 공장을 짓는다면 최소 5조원 이상의 투자비가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이닉스가 실탄지원을 할 수 있는 든든한 주인을 맞이한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사업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번 돈으로만 투자를 이어가야하는 상황에서는 지금 처럼 반도체 불황기에는 투자를 축소해야하지만 안정적인 대주주가 있는 상황에서는 과감한 투자로 점유율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과 높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것도 경쟁사들이 움추릴 때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이 컸다.

하이닉스 고위관계자는 “신규 투자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든든한 모기업을 만나게 되면서 반도체 시장지배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 매출이 12조원에 육박하는 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비중이 각각 70%와 30%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에는 D램에 비해 낮았던 낸드플래시 사업과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도 높일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현재 아이폰4S에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주 사용처인 모바일기기의 무서운 성장세와 함께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비메모리 사업은 하이닉스에게 아직 미개척 분야. 하지만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통신용 반도체 등 비모메리 사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업황 기복이 큰 메모리 사업에 비교적 안정적인 비메모리 사업까지 더할 경우 안정적인 실적달성과 함께 제2의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1위 삼성전자 공세도 지속=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도 공격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이어가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삼성종합기술원이 개최한 기술 전시 행사 ‘삼성 기술전 2011’에 10나노급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선보였다. 일본 도시바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도시바는 올해 상반기 10나노급 플래시 메모리 시제품을 선보이고 7월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제품을 시장에 내 놓지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번 삼성 기술전에 선보인 10나노급 낸드플래시의 기술 완성도를 높여 내년 중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올해 20나노 미세 공정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인 삼성전자는 이번 10나노급 제품을 통해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6개월 이상 추가로 벌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원 이상을 내년 반도체 설비에 투자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검토중이다. 이는 올해 반도체 투자 목표인 10조원보다 50%가량 많다. 특히 올해 4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비메모리 시스템LSI 부문의 내년 설비투자는 올해의 두 배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분야에 이어 미개척지인 비메모리에서도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이미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62.6%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확고한 1위를 굳히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PC용 범용 D램 대신 고성장분야인 모바일 시장에 집중하며 지난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9조4800억원, 영업이익 1조5900억원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을 유지함과 동시에 시스템LSI 부문의 실적 기여도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종합 반도체 회사로서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탄탄한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 후, 반도체 업계 1위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세계 반도체 시장 지배력도 더욱 굳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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