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환시장 안정 행동개시, 환율 향방은?

입력 2011-09-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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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 투기세력 떨어질 경우 환율 급등 기조 완화할 수도

정부가 원화가치 급락(환율 상승)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이 했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것.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이를 안정화 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물가 상승도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환율 향방은 더욱 점치기 어려워졌다. 당국의 대규모 개입에도 역외가 여전히 강한 달러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환당국의 대규모 개입이 지속돼 투기세력이 떨어져 나갈 경우 원화가치 급락 기조는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국 40억달러 매도,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 이날 외환당국이 시장에 내다 판 달러 규모는 모두 40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하루에 50억달러 가량을 내다 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당국은 장 개장 전부터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거시정책협의회를 열어 “최근 외환시장 쏠림이 과도해 이를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5일 최종구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가 “환율 쏠림 현상이 과도하다”며 1년5개월만에 구두 개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실제 외환시장 개입은 공격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장 초반 15.20원 오른 1195.00원에 개장한 환율을 1150원까지 무려 45원 가까이 떨어뜨리며 “달러 매수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

장 막판에도 10억달러 가량을 한꺼번에 팔며 30원 가까이 떨어뜨렸다. 이날 마감가는 13.80원 내린 1166.00원이었다.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는 시장 개입에 그치지 않았다. 재정부는 이날 오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적인 수출업체를 불러 외환시장 안정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으로 달러를 팔지 않고 들고 있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것이다.

◇당국 대규모 개입 이어갈 경우 원화가치 급락세 완화할 수도= 당초 시장은 정부가 1200원대를 적극 사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날 당국이 대규모 개입에 나서면서 1160원대까지 맞춘 만큼 이 같은 전망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외환당국의 행보는 원화가치 급락이 과도하다는 쏠린 것을 진정시키지 위해서란 분석이다.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국인 투자금의 국내 탈출 규모는 실제 많지 않은 상황에서 유독 환시만 출렁이는 불안심리를 진정시키지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서 지난 22일까지 2조3188억원을 순매수했다. 일부 외국계은행을 통해 나오는 주식 매각 대금에 따른 역송금 수요도 많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류현정 씨티은행 부장은 “실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크지 않지만 환율 급등이 매수를 자극하고 매수가 또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악순환에 들어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원화가치 급락은 환 헷지를 하지 않은 해외펀드들이 환율 급등으로 달러를 매수해 헷지에 나선 점이 영향을 미쳤다. 또 투기세력도 원화가치 하락에 무게를 두고 편승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당국이 대규모 개입으로 환율을 1160원대까지 낮춘 만큼 추가 상승 기조는 약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딜러는 “지속적으로 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안정 의지를 보이면 환헷지 수요도 줄고 투기세력도 떨어져 나가면서 환율 상승 압박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역외가 여전히 강한 달러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또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하는 등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질 경우 환율은 다시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환율 향방을 점치긴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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