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패밀리]도요타, ‘품질 자동차’의 대명사에서 리콜 수렁까지

입력 2011-01-05 16:34 수정 2011-01-0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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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전 '자동차 시대'예견...오일쇼크때도 '씽씽'

-독창적인 생산방식인 저스트인타임(JIT)로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우뚝

-지난해 美서 710만대 차량 리콜...창립 75년만에 도요타 방식 '휘청'

-아키오 사장, 친환경차·신시장·스마트그리드 등 투자로 재기 다짐

▲도요타 창립자인 도요다 사키치
세계 최고 품질로 글로벌 1위에 올랐던 도요타자동차에게 지난 2년은 악몽과도 같았다.

지난해 도요타 자동차는 부품결합으로 인해 미국에서만 71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한데 이어 11월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의 상징인 프리우스마저 브레이크 결함으로 미국에서 44만대가 리콜되면서 창사 75년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

하지만 올해 세계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조이며 10년 중장기비전에 착수하면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도요타의 첫걸음은 섬유기계 제작으로 성공한 발명왕 도요다 사키치(1869~1930)에서 시작된다.

그의 뜻을 이어받은 아들 도요다 기이치로(1894~1952)가 자동차산업에 뛰어들었다.

기이치로의 자동차 산업 진출은 선친의 충고에 따른 것이다. 창업주인 사키치는 관동대지진을 겪은 후 아들인 기이치로에게 “지진 같은 재난을 당하면 철도는 쓸모 없다”며 “앞으로는 틀림없이 자동차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1920년대 당시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미국의 식민지나 다름없었다.

기이치로는 가장 먼저 자동차 발명지인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공장을 방문하며 자동차 익히기에 열중했다.

선진기술을 익힌 기이치로는 1933년 자동차부를 만들어 자동차생산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일본정부의 국산차 장려정책에 따라 이스즈와 닛산의 전신인 도쿄자동차공업과 자동차제조가 주식회사로 출발했다.

1937년 도요타자동차공업(주)이 독립하면서 나고야 근처의 고르모에 대형공장을 세운다.

1945년 일본의 2차대전 패배로 자동차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적자 누적으로 도요타도 시련을 겪기 시작했다.

여기에 파업사태까지 겹쳐 기이치로는 사장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쓰러져 가던 도요다를 기사회생시킨 것은 다름 아닌 한국전쟁이었다.

미군은 한국전쟁이 장기화되자 가까운 일본에서 군용트럭을 조달하기로 하고 새로 발족한 경찰 예비대와 함께 도요타에 각각 1000대씩의 트럭을 주문했다.

하지남 사장 복귀설이 나돌던 기이치로는 도요타의 성공을 보지 못하고 1952년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새롭게 태어난 도요타는 도쿄올림픽이 열린 1964년 연간 생산량 50만대를 기록하며 명실공히 일본 최대의 자동차업체로 거듭난다.

도요타는 오일쇼크가 한창이던 1970년대에도 독창적인 생산방식(TPSㆍToyota Production System)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다.

적기생산방식을 뜻하는 ‘저스트인타임(JITㆍJust In Time)’이 대표적이다.

1966년 첫 선을 보인 소형차 ‘코롤라’가 TPS의 산물이다.

1968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코롤라는 1974년 세계 최다 판매 차량으로 기록됐다. 이는 1973년 터진 1차 오일쇼크 덕이 컸다.

도요타는 코롤라의 선전에 힘입어 닛산을 누르고 일본 최대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했다.

하지만 코롤라 역시 최근 불거진 도요타 파문의 영향권에 들게 됐다. 핸들 결함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친환경모델인 프리우스

게다가 친환경차의 대명사인 ‘프리우스’마저 리콜하면서 도요타의 명성은 끝도 없이 추락했다.

가속페달과 바닥매트, 제동장치에 이어 핸들까지, ‘품질 도요타’ 이미지는 망가질 대로 망가진 것이다.

2006~2007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리며 2008년 거머쥔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 위상도 위태롭게 됐다.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는 TPS의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TPS의 핵심인 JIT는 재고를 없애는 게 목적인데, 이는 결국 부품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부품 결함이라는 부메랑을 불렀다는 것이다.

도요타가 시장확대에 집중하며 해외생산 비중을 늘린 것이 패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도요타의 비밀주의 문화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부품 결함 은폐 및 늑장대응 의혹,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소극적인 자세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아키오 사장은 올해 세계시장 공략의 고삐를 조이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의 명예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도요타는 친환경차 확대와 신흥시장 개척, 스마트그리드를 접목한 신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향후 10년간 하이브리드 뿐 아니라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 차량의 보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판매 비중을 내수시장 및 미국ㆍ유럽시장으로 키우는 것을 장기 목표로 세웠다.

도요타는 지난달 인도시장을 타깃으로 한 90만엔 대의 저가형 승용차 ‘에티오스’를 첫선을 보였다.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는 등 상대적으로 무심했던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ㆍ차세대 전력망)를 활용해 자동차와 주택, 차세대 교통시스템 등이 연계되는 복합적인 비즈니스모델도 개발한다.

세계 자동차업계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요타가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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