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보다 기업 이미지”…국민 10명 중 9명, 소비 때 기업 평판 본다

입력 2026-06-1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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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기업호감도 조사⋯국민 86% ‘소비 시 기업 이미지 고려’
품질·가격 넘어 기업 이미지도 구매 기준
불매운동·가치소비 확산…사회적 책임이 경쟁력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더 이상 '착한 경영' 차원을 넘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품질과 가격뿐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와 사회적 역할까지 구매 판단 기준으로 삼으면서 기업의 생존 공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기업호감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3%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품질과 가격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와 호감도를 함께 고려한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24.6%는 가격과 품질보다 기업 이미지와 호감도를 우선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평판이 소비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됐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과 제품 성능이 소비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기업의 윤리성, 사회공헌 활동, 소비자 보호 수준 등이 구매 결정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 기업 이미지 훼손이 소비자 행동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최근 불매운동 대상에 올랐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 이후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며 매출이 1조2298억원에서 2021년 9561억원으로 감소했다. 결국 경영권 매각 절차까지 밟게 됐다.

SPC 역시 2022년 계열사 SPL 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이후 소비자 반발에 직면했다. 당시 SPC삼립의 대표 제품인 포켓몬빵 판매가 감소하고 해피포인트 앱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등 브랜드 이미지 악화가 소비 행태 변화로 이어졌다.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기대 수준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응답 비율은 86%에 달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 50%대 수준에서 2010년대 70%대로 상승한 데 이어 최근에는 80%를 넘어선 것이다.

기업의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확인된다.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사태 당시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주요 기업들이 숙소 제공과 물품 지원,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에 나서면서 국민은 기업을 단순한 경제 주체가 아닌 사회 문제 해결의 한 축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소비자 세대교체와 맞물려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회적 가치와 기업 철학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확산하면서 기업의 윤리와 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현상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재무적 가치 측면에서는 비교적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준법·윤리경영, 소비자 보호, 사회공헌 등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 여지가 있다"며 "기업에 대한 호불호를 구매 행동으로 연결 짓는 적극적 소비자들이 많아진 만큼 기업도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보다 깊이 고민하고 시대적 흐름에 맞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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