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를 수 없는 흐름"…구조적 전환 맞은 전세 시장 [포스트 전세 시대①]

입력 2026-06-17 05: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6-06-16 17:47)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서울 주택 거래, 10건 중 7건 월세
고금리·집값 상승에 경쟁력 약화
토허제·전세대출 등 규제도 영향
전문가 "물량 확대, 장담 어려워"

전세의 축소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굳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고금리·비싼 집값·공급 부족이라는 환경 변화에 정부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전세 시장의 기반 자체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 사기 등 관련 사회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전세가 사실상 소멸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1~4월 누계 기준)은 2024년 60.8%에서 지난해 63.6%로 높아졌고, 올해는 70%까지 상승했다. 최근 5년 평균인 55.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주거 제도이자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돕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과거 저금리 환경에서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적은 자기자본으로 주택을 매입할 수 있었고, 세입자는 월세 부담 없이 목돈을 보전하면서 향후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주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해온 전세가 위축되는 것은 시장 환경 변화와 정책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2020년대 초반 이후 금리 상승과 집값 급등, 핵심지 공급 감소가 맞물리면서 전세에 우호적이던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를 내는 것과 비용 격차가 줄어들었다. 임대인의 경우 갭투자 목적이 아니라면 금리가 높아져도 통상 월세 수익이 더 높기 때문에 전세를 유지할 요인이 약하다. 여기에 핵심 지역 집값 상승과 공급 부족이 지속되자 전세로 거주하기보다 서둘러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도 확산됐다.

보증금 사기 여파로 세입자들의 전세 선호도가 크게 낮아진 점도 한몫했다. 전세사기는 저금리와 집값 상승이 맞물린 2010년대 후반부터 조직화·대형화됐다. 빌라를 대량으로 매입하거나 신축한 뒤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아 챙긴 이른바 '건축왕', 명의만 빌린 임대인을 내세워 보증금을 가로챈 '빌라왕'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 문제로 확산되면서 정부는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할 정도였다.

새 정부 들어 거센 정책 변화도 전세 감소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지난해 발표된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됐고, 이에 따라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전세 공급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던 갭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도 줄어들었다. 여기에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 등 전세 관련 금융 규제도 공급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전세를 떠받쳐 온 전제 조건이 약화되면서 전문가들은 월세 중심의 임대차 시장 재편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전세가 사라져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언급하며 전세 축소를 구조적인 변화로 평가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전세사기 이후 높아진 불안감에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전세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월세화는 이제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립니다] 2026 대한민국 금융대전 개최합니다
  •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대기업 계약직 갈래요" [데이터클립]
  • 러브버그 출몰 경보, 그 시기가 왔다 [해시태그]
  • 단독 발전5사, 전력거래 비중 10년 새 '반토막'⋯통폐합 명분 키우나
  • '노잼'이라던 북중미 월드컵, 이 맛에 봅니다 [이슈크래커]
  • 코스피 8700선 마감…종전·2분기 실적 기대감에 전고점 돌파할까
  • JTBC 등 중앙그룹 회생신청, 크레딧시장 제2 레고랜드 사태로 번질까
  • 건설업계에 찾아든 AI 열풍⋯소통·품질·안전 '세 마리 토끼' 잡는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6.1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8,940,000
    • -0.81%
    • 이더리움
    • 2,701,000
    • -1.1%
    • 비트코인 캐시
    • 331,200
    • -1.87%
    • 리플
    • 1,837
    • -2.55%
    • 솔라나
    • 111,300
    • -0.98%
    • 에이다
    • 263
    • -2.95%
    • 트론
    • 475
    • -1.04%
    • 스텔라루멘
    • 331
    • -0.3%
    • 비트코인에스브이
    • 18,800
    • -1.73%
    • 체인링크
    • 12,530
    • -0.4%
    • 샌드박스
    • 80.53
    • -0.9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