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토큰화 수요 느는데…국내는 인프라부터 숙제

입력 2026-06-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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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등 정형증권 토큰화가 금융당국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제도 시행 직후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월 후속안은 조각투자 발행 기준 정비에 무게가 실리는 반면, 정형증권 토큰화는 권리 기록·관리와 발행·유통 인프라 구축이 먼저 필요해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7월 중 토큰증권(STO)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발표를 목표로 세부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5월 민관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2차 회의에서 발행·인프라·유통 세 갈래로 논의 필요 사항을 점검했다. 이 가운데 인프라 항목으로 주식·채권·머니마켓펀드(MMF) 등 정형증권의 토큰화와 온체인 결제를 위한 단계별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내달 후속안의 중심은 정형증권보다 조각투자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현재 준비 중인 가이드라인이 발행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조각투자 증권 발행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을 정리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샌드박스 형태로 운영돼 온 조각투자 증권의 기초자산 요건과 발행 구조를 정비하는 내용이다.

정작 시장 시선은 정형증권에 쏠린다. 해외에서는 이미 주식 토큰화 상품을 중심으로 거래 수요가 확인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과 실물자산 토큰화 전문기업 백드파이낸스가 선보인 토큰화 주식 플랫폼 ‘xStocks’는 올해 2월 출시 8개월 만에 거래·발행·상환을 포함한 총 처리 규모가 250억달러를 넘어섰다. 출시 당시 60종이던 종목 수도 지난 3월 100종으로 늘렸다.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도 6월 기준 약 1918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5월 2042억달러에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런 수요가 곧장 국내 사업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주식·채권은 발행 방식이 이미 정해져 있는 만큼, 관건은 제도가 아니라 이를 토큰 형태로 구현할 운영 기반이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식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하라고 해도 인프라가 없어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 방안을 협의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반 작업은 진행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토큰증권 테스트베드 플랫폼을 구축했고, 올해 5월 삼성SDS를 '토큰증권 플랫폼 운영 구축' 사업자로 선정했다. 기술 검증용 테스트베드를 실제 거래를 처리하는 정식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단, 협의체가 기존 제도·인프라와의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단계적 추진 방침을 밝힌 만큼 내년 2월 제도 시행이 곧바로 주식·채권 토큰화 거래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결국 정형증권 토큰화의 속도는 7월 후속안이 인프라 전환의 윤곽을 어디까지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도가 열려도 발행·결제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하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테스트베드를 운영 체계로 넘기는 속도가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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