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협상에 촉각⋯사업부·계열사·하청 성과급 연쇄 도미노 우려

입력 2026-05-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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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신태현 기자 holjjak@
▲삼성전자 서초사옥. 신태현 기자 holjjak@

삼성전자 노사가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성과급 제도 개편’ 이슈가 산업계 전반에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단순한 개별 기업의 임금 교섭을 넘어, 향후 삼성전자의 사업부별 보상 체계 개편은 물론 계열사와 협력업체, 나아가 타 제조업 노사 협상까지 뒤흔드는 ‘성과급 도미노’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성과주의와 공정성을 둘러싼 노사 간 시각차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보상 체계의 기준을 두고 각 산업군마다 노사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제도와 관련한 일부 개선 논의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를 두고 여전히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가 요구해온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재원 명문화와 상한 폐지 요구는 국내 주요 제조업 전반에서 민감한 쟁점으로 남아 있다. 특히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사업부별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이 변수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고성과 시기 성과급 확대 요구가 큰 반면, 모바일·가전 중심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수익 구조와 업황 변동성이 달라 동일 기준 적용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정 사업부 요구가 제도화될 경우 다른 조직으로 확대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삼성 계열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제조 계열사뿐 아니라 금융·서비스 계열사에서도 향후 보상 체계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한 곳에서 성과급 산정 방식이 사실상 고정비처럼 굳어지면 계열사 전반으로 비슷한 요구가 확산하는 경향이 있다”며 “노사 협상의 기준점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사 부담도 변수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태계에는 1·2·3차 협력사를 포함해 약 1700곳이 연계돼 있다. 원청의 인건비와 성과 보상 구조가 변하면 중소 협력업체 역시 임금 인상 압력과 인력 유출 우려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일부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은 대기업과의 보상 격차로 인한 핵심 인력 이탈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 내부 갈등을 넘어 자동차, 조선, 방산, 철강 등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요한 제조업 전반의 성과급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순이익 연동 성과급 확대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비슷한 흐름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성과 보상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강화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경직적으로 제도화할 경우 기업 투자 여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성과급은 업황과 실적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돼야 하는데 고정비 성격이 강해지면 미래 투자와 연구개발(R&D), 고용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번 합의가 갈등 봉합에 그칠지 새로운 노사 기준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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