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당기순이익 30% 요구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사가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본격 돌입하면서 완성차 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급 요구와 인공지능(AI)·로봇 확산에 따른 고용 안정, 정년 연장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며 올해 협상 역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전 조합원 출정식을 열고 올해 임단협 교섭 체제에 들어갔다. 기아 노조 역시 임시 대의원대회를 마친 뒤 본격적인 사측 협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 모두 올해 임단협 핵심 요구안으로 임금 인상과 성과급 확대,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의 고용 안정 방안 등을 제시한 상태다.
가장 큰 쟁점은 성과급 체계 개편이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각각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수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 등의 성과급 요구 움직임과 맞물려 국내 대기업 전반에서 보상 확대 요구가 커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역대 최대 수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노조 역시 성과 공유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AI와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 문제도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스마트팩토리와 자동화 전환 속도를 높이자 노조 내부에서는 생산 현장 인력 축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차와 AI 기반 생산 체계 전환 과정에서도 기존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합의 없이 아틀라스 1대도 현장 투입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정년 연장 역시 핵심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급 시점과 연계해 정년을 현행 60세보다 추가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고령화와 숙련 인력 유지 필요성이 맞물리며 제조업 전반에서도 정년 연장 논의가 확산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도 노무 대응 체계를 강화하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룹 노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개발실장을 기존 부사장급에서 사장급으로 격상하고 최준영 기아 사장을 배치했다. 현대모비스에는 노무 전담 부사장 보직도 신설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행된 노란봉투법 이후 하청 노조 교섭 범위 확대와 파업 리스크 증가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7년 만에 부분 파업에 돌입했고 기아 노조 역시 파업 직전까지 가는 등 임단협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AI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점에서 올해 임단협은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미래 생산 체계와 고용 구조를 둘러싼 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