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와 맞물려 치러질 가능성이 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단순한 지역구 승부를 넘어, 부산 전체 정치 지형을 뒤흔드는 ‘변수 선거’로 부상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들어내는 파장이 선거 구도 자체를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의 본질은 명확하다. 한동훈이 북구갑이라는 한 점에 머무는 후보인지, 낙동강 벨트를 넘어 부산 전반을 흔드는 확장성을 입증할 정치인인지를 가르는 시험대다.
그 시험대의 결과지에 따라, 보수재편의 '하이라키(주도권)'이 가려 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북구 구포·덕천·만덕 일대 전통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소비와 지지를 결합한 ‘해피마켓’이 연달아 열리고 있다.
조직 동원이 아닌 개인 지지층 중심의 움직임은 기존 정치 문법과 다르다. 덕천시장의 한 상인은 “정치 행사라기보다 팬덤 이벤트에 가깝다”며 “TV 오디션 프로그램 응원 열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주말 '해피마켓' 특수를 두고 계속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보수 진영에서 보기 드문 팬덤 정치”라는 평가와 함께 “열기가 실제 표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현장 민심은 선명하게 갈린다.
한 자영업자는 “지역보다 인물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고 했고, 다른 유권자는 “지역도 모르는 사람이 내려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국적 인지도와 상징성은 강점이지만 지역 기반은 약한 한동훈의 구조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다. 결국 ‘전국 정치인’과 ‘지역 후보’ 사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승부의 핵심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친한계를 중심으로 결집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정성국 의원은 23일 부산 불교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구갑 승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낙동강 벨트를 따라 부울경까지 동남풍을 만들어야 새로운 보수재건의 정치적 의미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또한 진종오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와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며, "그래도 나는 부산에 간다"라 밝히며 당내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계파 갈등을 넘어 한동훈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치 축 형성의 신호로 읽힌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변수는 이른바 ‘한동훈 연대’의 형성 여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과거 총선에서 등장했던 ‘친박연대’와 유사한 형태의 외곽 연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동훈 개인을 중심으로 무소속 후보군이나 외곽 세력이 결집하는 방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동남풍이 일정 수준 이상의 파급력을 확보할 경우, 기존 정당 틀을 넘어서는 느슨한 연대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영도구청장 후보에서 컷오프 된 김기재 예비후보, 기장군수 후보로 뛰고 있는 김쌍우 후보, 중구에 윤종서 예비후보 등이 느슨한 연대의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전망된다.
다만 실제 연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명분과 구심력이 동시에 확보돼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화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보궐선거가 아니다.
한동훈이라는 인물이 보수 재건의 상징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일시적 변수에 그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북구갑에 머물면 ‘지역 변수’다. 낙동강 벨트를 흔들면 ‘정치 아이콘’이다.
여기에 '한동훈 연대'라는 새로운 정치 실험까지 더해질 경우, 이번 선거는 기존 정당 구도를 넘어서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산의 선택이 그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