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로 소호 영업기반 넓힐 것"

하나금융그룹의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수료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하나금융은 이날 주당 906원 분기 현금배당 실시를 결의했다.
25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한 1조1277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이다.
그룹의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한 핵심이익 증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핵심이익은 이자이익(2조2728억 원)과 수수료 이익(5216억 원)을 합한 2조79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09억 원)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우량 대출자산 증대 및 비은행 계열사 이자이익 개선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AI 추천 뉴스
수수료 이익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7%(88억 원) 개선됐다. 수출입 고객이 늘면서 외환 수수료가 증가하고 운용리스 및 퇴직연금 등의 축적형 수수료 기반이 확대된 영향이다. 해외 사용금액 증대에 따른 신용카드 수수료도 증가했다.
특별퇴직 비용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그룹의 경상적 일반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자산 건전성 지표인 대손비용률은 1분기 말 0.29%로 전년 동기 0.25%보다 0.04%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0%로 전년 동기 대비 0.17%p 올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으로 국내 경기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잠재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및 부실 자산 감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 그룹 대손비용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하나금융 이사회는 주당 906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앞서 하나금융은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들의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에 기여하기 위해 올해 연간 현금배당총액을 1조 원으로 고정하고 분기별 균등배당을 도입하기로 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연초 발표한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상반기 내 조기 완료할 예정인 만큼 배당 가능 주식 수 감소에 따라 주당 배당금의 점진적인 증가가 기대된다"며 "그룹은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가능케 하는 자본 적정성 및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62%로 전년 동기 대비 18bp 개선됐다. 총자산이익률(ROA)은 2bp 증가한 0.72%, BIS비율 추정치는 40bp 증가한 15.68%를 각각 기록했다.
그룹의 1분기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전년 동기 대비 0.34%p 증가한 13.23%로 예상된다. 그룹은 보통주자본비율을 목표 수준인 13.0~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주요 자회사인 하나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99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1497억 원)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9%(974억 원) 증가한 영향이다. 기업금융ㆍ외국환ㆍ자산관리 등 은행 핵심 사업역량의 상호 시너지 발휘를 통한 수익 기반 다변화에 기인한다.
이자이익(1조9359억 원)과 수수료 이익(2496억 원)을 합한 은행의 핵심이익은 2조 1855억 원이다.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48%로 전년 동기(1.55%)보다 하락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최근 매크로 변수와 관련한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 그룹의 위험가중자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적정 수준의 대출자산 성장을 추진해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돼도 은행의 NIM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0.5% 확대됐다. 기업대출은 우량 기업 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자금공급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 지원을 시행한 결과 전년 말 대비 0.6%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담보대출 잔액이 확대되면서 전년 말 대비 0.3% 증가했다.
은행 관계자는 "올해 은행 대출자산 성장률은 국내 명목 GDP 성장률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국내 외 경기, 규제 환경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분기별로 시장상황에 적합한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자산 증대 기조를 유지하고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분기별 고른 성장으로 자본비율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비은행 자회사는 대체로 실적이 악화했다. 하나증권은 당기순이익이 7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했고 하나캐피탈은 315억 원, 하나자산신탁은 176억 원으로 각각 47.7%, 2.7% 축소됐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는 546억 원으로 1.9%, 하나생명은 121억 원으로 168.7% 증가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일부 비은행 계열사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평가 손실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며 "비은행 부분 강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 리테일 부문 강화 등 내부적인 체질 개선에 신경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하나은행의 소호(SOHO) 영업 기반을 넓히기 위해 제4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분 10%를 보유한 주주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확정한 바 있다.
정영석 하나은행 CFO는 "임대업, 병ㆍ의원에 약 60%의 익스포저를 가진 하나은행 소호 여신 포트폴리오와는 달리,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이끄는 한국신용데이터는 도소매, 음식업 쪽으로 주력하고 있다"며 "기존에 하나은행이 보유한 것과 다른 형태의 소상공인 영업을 접해볼 수 있어 영업기반을 넓힐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금융은 SKT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측은 "상호지분을 갖고 있고, 좋은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기반으로 소통도 지속해서 하고 있다"며 "현재는 SKT도, 하나금융도 지분 정리 계획은 없고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SKT는 인공지능(AI) 투자 자금 확보 등을 위해 카카오의 지분 전량 처분 결정을 한 바 있다.
하나금융 해외 실적에 대해서는 "감소했지만, 큰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해외 지분에 대한 수익성은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75억 원 감소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손실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도네시아, 중국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큰 우려가 없는 상황으로 파악 중"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