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절반 이상 "우리 사회, 폭력 피해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우리나라 여성 3명 중 1명 이상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은 성적ㆍ정서적 폭력이 가장 많았는데, 주로 배우자ㆍ연인 등 친밀한 관계로부터 피해를 봤다.
24일 여성가족부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여성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여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여성폭력 실태조사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12조에 따라 3년 주기로 실시하는데 이번 조사부터 스토킹 피해가 추가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생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36.1%로, 직전 조사(2021년)보다 0.9%포인트(p) 증가했다. 지난 1년간으로 좁히면 전체 응답자의 7.6%가 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직전 조사 대비 1.4%p 증가한 수치다.
피해 유형은 성적 피해가 5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서적 폭력 49.3% △신체적 폭력 43.8% △통제 14.3% △경제적 폭력 6.9% △스토킹 4.6%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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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은 주로 10~40대에 폭력을 경험했다. 신체적ㆍ성적 폭력 대부분 40대 이전에 발생했다. 특히 스토킹은 다른 유형에 비해 20대의 피해 경험률이 63%로 가장 높았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배우자, 연인 등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19.4%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조사보다 3.1%p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신체적ㆍ정서적ㆍ경제적 폭력의 가해자는 '당시 배우자'가 1위를 차지했다. 성적 폭력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스토킹 폭력은 '헤어진 전 연인'이 1위를 차지했다.
또 폭력 피해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51.6%를 기록했다.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20.9%)보다 월등히 많았다. 일상생활에서 피해를 볼까 봐 두려움을 느낀다는 비율 역시 40%를 기록해 두렵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25.2%)보다 많았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2차 피해는 '피해에 대한 사소화'가 40.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그 외에는 △가해자와의 합의 및 화해·용서 권유 또는 종용 18.3% △타인에게 나의 피해 사실 발설 17.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폭력 문제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아동·청소년기부터 이루어지는 폭력예방교육'이 35.6%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폐쇄회로(CC)TV·가로등 등 길거리 안전장비 설치 및 증설 26.2% △SNS 등을 통한 여성폭력 방지 캠페인 18.6% △온라인상 성희롱 등이 일어나는 플랫폼·웹사이트 규제 11.9% 등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는 '피해자 지원 서비스 확대(심리적·법률 지원 등)'가 1위를, 가해자 처벌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처벌(감형 등 지양)'이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