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와 유예 이후 달러화 가치의 하락과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세 등에 주목했다.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이나 변동성이 낮은 방산과 유틸리티 업종을 통해 하방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부활절 휴일도 달러 약세를 막지 못했다. 현지시간 21일 달러인덱스는 다시 레벨을 낮췄다. 잠시나마 98p선을 하회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연초부터 빠르게 약해진 달러는 많은 변화를 시사한다. 스마일커브 이론과 다른 작금의 움직임은 미국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달러는 미국의 정체성이다. 즉 달러가 흔들리면 미국을 보는 시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라 전체가 변동성에 노출되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게 된다. 결국 최대한 빨리 달러 가치를 살리는 게 시장을 달래는 최선책이다. 마침 달러도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98p를 지켜야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다.
최근 달러는 타국 통화보다 약하다. 투기적 매수 포지션도 줄어들고 있다. 달러 약세 압력이 작용 중인데,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요구된다. 특히 금주 미국채 입찰이 중요하다.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채 2년물, 5년물, 7년물이 발행된다. 4월 9일과 10일에 있었던 장기물 입찰처럼 국채 수요가 늘어야 한다. 그러면 시장은 다시금 미국에 신뢰의 시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 움직임은 그다음이다. 미국채 입찰이 원활하게 종료된다면 달러 약세로 위축됐던 심리도 회복되면서 주가 역시 반등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증시가 살아나면 한국 증시도 차례로 회복될 수 있다. 거시 환경이 불안하지만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증시 전반에 조성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향후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달러 가치가 빠르게 반등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규제가 분위기 전환을 막기 때문이다. 따라서 달러 약세로 주식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유지하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투자대상 본연의 가치일 수밖에 없다. 방산, 유틸리티 등 수익성이 양호한 업종 주가가 단단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 = 관세로 인한 글로벌 통상,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 지면서 증시 대응 전략이 중요해진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시장의 공포가 극대화된 이후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증시에 반영된 심리는 평균 수준으로 회복됐다.
우리나라도 이번 주부터 미국과의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협상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주요국간 통상 마찰에 대한 우려가 남아 외국인은 코스피에 대한 순매도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기관은 변동성이 낮은 종목 위주로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충격이 재차 나타나더라도 하방 위험이 작은 저베타(낮은 변동성), 저PBR 종목으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가 준수한 수익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협상 차질 및 공포가 재확산 되는 경우 낙폭과대, 이익 기대치가 하락한 종목을 중심으로 추가 하방 위험을 줄이고 증시 반등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고베타 종목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 포트폴리오는 심리지수를 기준으로 공포국면과 심리회복 국면을 나누어 요인별 특징을 반영했으며 심리국면별 요인 특징을 반영한 포트폴리오는 과거 시장대비 우월한 위험조정 이익비율(샤프비율, 전략포트: 0.6, 코스피: 0.3)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