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리스크’에 왕서방 멘붕, ‘엔저 효과’에 웃는 日

입력 2023-08-20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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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개미, 중학개미 넘어섰다

중학개미 보관금액 1년새 1.7조 줄어
6개월째 중국·홍콩 주식 순매도세 이어와
일학개미 보관금액 4.4조…중학개미 넘어서
올해 닛케이225 22.98%↑ㆍ상해종합지수 1.5%↑ 그쳐
"일본 견조한 성장 전망 유지…기시다 정책, 경제성장 모멘텀 주목"

▲중국 산둥성 린이시 탄청현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위안화와 환전하기 위해 일본 엔화 지폐를 세고 있다. 탄청/신화뉴시스
▲중국 산둥성 린이시 탄청현의 한 은행에서 직원이 위안화와 환전하기 위해 일본 엔화 지폐를 세고 있다. 탄청/신화뉴시스

일학개미(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투자 규모가 중학개미(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를 넘어섰다. 부동산 리스크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중국 증시 대신 엔저 효과에 힘입어 고공행진에 나선 일본 증시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대거 늘고 있다.

◇중학개미 보관금액 1년간 –1조7000억 원…거래액도 크게 위축

중국과 홍콩 증시에 투자된 국내 투자자 보관자금은 지난해 대비 1조7000억 원 넘게 줄어들었다. 거래 규모 역시 마찬가지다.

이달 17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홍콩 주식 보관금액은 32억4038만 달러(약 4조3304억 원)다. 이는 지난해 8월 말 대비 13억3327만 달러(약 1조7800억 원) 감소한 금액이다. 지난해 말 대비로도 6억1175만 달러(약 8174억 원) 감소했고, 지난달 말 대비 3억1359만 달러(약 4190억 원) 줄었다.

거래 규모도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홍콩 주식 거래액은 4억417만 달러(약 5423억5572만 원)로 집계돼 6월 대비 1억8444만 달러(약 2475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무려 8억6366만 달러(약 1조1588억 원) 감소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중국·홍콩 주식을 꾸준히 순매도해왔다. 최근 중국 증시 변동성과 더불어 국내 투자자들이 중화권 증시에서 눈을 돌리면서 보관금액이 쪼그라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증시는 최근 당국이 경제 부양 의지를 보이면서 회복세에 들어서는 듯했으나 경제지표 부진, 컨트리가든(비구이위안)발 부동산 업계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다시 내림세다. 상해 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각각 3.87%, 8.73%씩 내렸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비구이위안 디폴트 위기는 약화한 중국 경제 기초체력과 수요 침체와 더불어 비구이위안이 진행한 개발사업 수가 헝다 대비 2배 이상 많아 체감되는 파급력은 더 클 것”이라며 “디폴트에 대한 여진이 지속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日증시 고공행진에 몰린 일학개미…“하반기 엔달러 환율 등락 속도 주목”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33억4287만 달러(약 4조4860억 원) 다. 이는 지난해 8월 28억3200억 달러(약 3조7991억 원) 대비 18.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중국·홍콩 주식 보관금액(32억9146억 원)을 넘어섰다.

거래 규모 면에서도 대폭 늘었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거래액은 3억85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1억2510만 달러) 대비 약 3배 가량 증폭됐다. 이달 4월부터 순매수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일본 증시가 역대급 고공행진을 이어온 영향이 크다.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올해 들어 약 22.98% 상승했다. 닛케이지수는 올해 들어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버블경제 시기인 1990년 7월 이후 약 33년 만에 최고치를 넘기기도 했다. 반면 상해종합지수는 올해 약 1.5% 가량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항셍지수는 8.8% 하락했다.

일학개미의 올해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헷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로, 2억465만 달러 어치를 순매수했다.

역대급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엔저 현상이 향후 해소되면서 엔화 가치가 재차 오르게 되면 원화로 환산 시 차익이 커질 거란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ETF 상품을 살때 현재 환율이 100엔당 940원이라면 추후 엔화가치가 100엔당 1040원으로 오르면 ETF 상품의 수익률에 변동이 없더라도 환차익으로 10% 가량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일본 증시에 투자중인 한 개인 투자자는 “일본 엔화를 그냥 환율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사서 가지고 있는 것은 아쉬운 면이 있어 일본에 상장된 ETF 중 S&P500과 연동된 ETF에 투자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학개미 순매수 2위 종목은 ‘글로벌 엑스 재팬 반도체(GLOBAL X JAPAN SEMICONDUCTOR)’ ETF로 4700만 달러 어치를 순매수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투자 의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위는 소니(SONY GROUP CORP·2191만 달러), 4위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7-10년물 엔화 헷지 ETF(ISHARES CORE 7-1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1587만 달러)’로 파악됐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일본 관련 ETF 상품들도 수익률에서 선방하고 있다. 올해 들어 ACE 일본TOPIX레버리지의 수익률은 43.70%를 나타내고 있다. ACE 일본Nikkei225(H)는 24.02% 올랐다. TIGER 일본TOPIX(합성 H)는 18.54%, KODEX 일본TOPIX100는 15.69%는 상승했다.

신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1.5% 상승하면서 2020년 4분기 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올해 일본 경제의 견조한 성장 전망은 유지하는 가운데 기시다 내각 정책과 경제성장 모멘텀 지속 여부가 향후 일본 경제 평가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닛케이 지수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겠으나 엔달러 환율 등락 속도와 업종별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세부 업종별 전략 구축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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