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은행, 부동산 부실 채권 60% 급증 …10년 만에 최대

입력 2023-05-15 15:56 수정 2023-05-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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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위기 이어 세계 금융 시스템 뒤흔들 수도”
부실 채권 비율, 5.8%로 급격히 악화
AMC에 위험 전가하지만, 처리 한계
S&P “부실 채권, 내년까지 계속 증가”
부동산, 중국 GDP의 30% 차지

중국 은행권의 부동산 업계 부실 채권이 급증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에 이어 세계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공상은행 등 중국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부동산 부실 채권 규모는 전년 대비 약 60% 급증한 1800억 위안(약 34조5906억 원)으로, 10년 만의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4대 은행을 포함해 홍콩 증시에 상장한 32개 주요 중국 은행의 작년 말 부동산 부실 채권 규모는 전년 대비 70%가량 늘어난 2640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에 최근 수년간 1~3%대였던 전체 부동산 대출 대비 부실 채권 비율은 지난해 5.8%로 급격히 악화했다.

올해 1분기에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준대형 상업은행인 초상은행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부동산 부실채권이 작년 말 대비 15% 증가한 152억 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에 대한 영향이 크다. 닛케이는 “중국의 부실 채권 문제는 미국 지역은행 파산과 유럽의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에 이어 세계 금융 시스템을 뒤흔들 새로운 위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위기는 부동산 대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3대 레드라인’ 규제가 계기가 됐다. 중국 당국은 2020년 부동산 개발업자에 대해 순부채 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고, 유동 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을 1배 이상으로 늘리며,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율을 70% 이하까지 낮추도록 했다. 이로 인해 한때 업계 1위였던 헝다집단 등 많은 부동산 업체들이 자금난에 몰리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과잉 채무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대책이었지만, 은행의 부실 채권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중국 은행들은 부실채권을 서둘러 처분하고 있다. 건설은행은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정부계 배드뱅크(부실 채권 전담 은행) 등에 27억 위안이 넘는 부실 채권을 매각했다. 이는 2021년 말 은행 전체 부실 채권의 약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이러한 자산 채권 매각이 리스크 해결이 아닌, 위험 전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부실 채권을 사들여 경매로 넘기거나 되파는 배드뱅크들은 자산관리회사(AMC)로 불리는데 이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AMC 대기업인 화룽자산관리는 지난해 말 적자로 전환했고 신다자산관리는 순이익이 반 토막 났다.

대형 AMC는 1990년대 4대 은행의 부실 채권 처리를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AMC에도 자본 제약이 있어 부실 채권을 계속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32개 은행의 전체 부실 채권 비율은 평균 1.6%대에 그치고 있지만, 부동산 업황이 회복되지 않으면 부실 채권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의 부동산 관련 부실 채권이 내년까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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