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가 폰은 없고 프리미엄 폰 만...

입력 2009-03-03 14:39 수정 2009-03-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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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20만원~30만원대의 저가폰이 사라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휴대폰 시장의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고부가가치 폰에 판매전략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원화 약세 속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 요인 등에 따라 내수 시장 위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휴대폰 업체들이 수익이 남지 않는 저가폰 출시를 미루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올해 출시한 신제품의 출시가격은 최소한 40만원 이상이다. 이달 중 삼성전자에서 출시할 예정인 800만화소 풀터치스크린폰의 경우는 90만원을 넘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기불황 속에 가뜩이나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은 신형 휴대폰을 집어 들기가 쉽지 않아졌다.

올해 휴대폰 교체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프리미엄 폰 마케팅을 강화하면 할수록 하락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수요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리미엄 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저가폰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기능이 추가되는 휴대폰은 한 번 구입해서 몇 년 동안을 사용하는 여타 전자제품과는 다르다.

교체수요가 100%에 가까운 휴대폰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신형 휴대폰을 프리미엄 폰에 국한시키는 것은 교체수요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지난해 의무약정제가 도입되면서 휴대폰의 교체주기가 18개월에서 24개월로 길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여기에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프리미엄 폰 일색의 전략은 소비자들의 교체주기를 더 늘릴 전망이다.

또 국내 시장에서 그 동안 진입 장벽 역할을 하던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 의무화도 4월부터 폐지된다. 외국산 단말기의 대대적인 국내 진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기업이 당장의 이익을 쫓아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을 국내 소비자들이 쉽게 잊을 리 없다.

회남자에는 “산속에 들어가 사슴을 쫓는 사람에겐 큰 산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세계 2, 3위의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눈앞에 있는 사슴만 쫓다가 자신이 산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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