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로 위기를 맞은 HDC그룹이 주가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늘리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주사 HDC와 계열사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들어 30% 이상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 계열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최근 3거래일간 HDC 주식 30만5146주를 매입했다. 지난달 27일, 28일, 이달 3일 세 차례에 걸친 매수로, 총 21억5200만 원 규모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정몽규 HDC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회사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지난달 11일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가 난 직후인 같은 달 13∼17일 HDC 보통주 32만9008주를 장내 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해서 HDC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사고 이후 아홉 차례에 걸쳐 한달새 HDC 주식 105만2781주를 취득했다. 현재까지 매입금액은 약 60억6000만 원에 달한다.
앞서 HDC도 지난달 13~17일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100만3407주를 약 199억4800만 원에 매수했다.
정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의 HDC 지분율은 38.57%에서 40.34%로 늘었다. 최대주주의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율은 41.48%에서 43%로 증가했다.
HDC는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앞으로도 회사의 신뢰 회복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자사주 매입에 주가도 바닥을 찍고 반등했다. HDC 주가는 올해 1만450원에 거래를 시작해 지난달 28일 6800원까지 떨어지며 35% 하락했다. 그러나 이내 반등을 시작해 지난 4일에는 주가가 전일 대비 7.74% 오른 7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도 올해 시가(2만2900원) 대비 주가가 36% 하락했다가 지난달 27일 최저점(1만3500원)을 찍고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주가가 전일 대비 6.85% 올랐다.
증권업계는 이번 사고가 주택비중이 높은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 치명적인 사고로 보고 있다. 중견 건설사라면 존폐가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유동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HDC현대산업개발 사건과 관련, 보유 현금뿐만 아니라 자구계획들을 감안하면 향후 1년의 자금 대응은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1년 영업정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1~2노치(notch)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