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화업계, 구조조정 전운 감돈다

입력 2009-01-30 14:39 수정 2009-01-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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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경쟁사 공장증설 가시화 2분기 본격 논의 전망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안팎의 도전을 받고 있다.

설비과잉과 과당경쟁에 이어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통상마찰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석유화학업계에 대한 자율적 구조조정을 권유하고 있는 것도 주된 원인이다.

실제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말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석유화학업계도 자율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정작 대상이된 석유화학업계는 좀 더 지켜보자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30일 지경부 등에 따르면 올해 석유화학시장은 원료가격 하락, 수출시장 경쟁 격화, 내수시장 침체 등의 삼중고에 시달리며 수익성 악화롤 몸살을 앓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경제위기로 미국과 유럽은 물론 국내 유화업계가 주로 수출하는 중국,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석유화학제품의 수요성장이 위축 또는 둔화됐기 때문이다.

윤여중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2009년 석유화학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석유화학 경기는 하반기에야 저점에 이를 것"이라며 "별다른 악재가 없다면 석유화학 경기가 2011년 하반기부터 반등한 뒤 2012~2013년쯤 업황이 고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석유화학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율적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석유화학업계에 대해 당장 워크아웃이나 퇴출 등 강제적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을 계획이지만 품목별 생산시설의 통폐합이나 업체별 사업교환은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업계가 위기라고 하지만 곧 기회이기도 하다"며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정부 권유와 시장여건 형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구조조정 당위성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대부분의 석유화학업체들이 대형 그룹사들의 계열사로 있어 사업에서 쉽게 손을 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앞장서서 뭔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삼성, LG, SK, 롯데 등 대형 그룹사들이 다수 진출해 있어 서로간 경쟁관계에 있는 만큼 기존 사업에서 쉽게 손을 떼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석유화학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연간 실적이 좋다는 점도 쉽게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지만 연간 실적은 양호한 수준이여서 업계 내 구조조정 논의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별로 구조조정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건설업이나 조선업 등 유동성 위기로 인해 구조조정에 들어간 타 업종에 비해 석유화학업종은 지난 외환위기 때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유동성 문제에 대해서는 좋은 상황"이라며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타업종에 비해 늦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중국과 중동 등의 공장증설이 완료되는 올해 2분기 이후에는 구조조정 논의가 좀 더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올해 2분기부터 중국과 중동지역의 공장 신·증설이 완료돼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면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위기감을 체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그동안 주춤했던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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