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추구]①그들만의 리그로 부동산 까페와 주식 리딩방에 이뤄지는 짬짜미

입력 2020-11-12 13:57 수정 2020-11-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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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경제가 ‘지대(地代) 추구의 덫’에 걸려 있다. 지역 입주민이나 부동산 중개업자가 모인 일부 방에서는 집값·전셋값 담합 행위 등 짬짜미가 횡행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방에서는 ‘주식리딩’, ‘부동산’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수백 개의 오픈 채팅방이 나온다.

12일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8월까지 부동산거래질서교란행위신고센터에서 접수한 불법행위 건수는 총 1374건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불법행위 10건 중 6건(60.3%)은 ‘집값담합’이었다. 불법 행위자는 공인중개사가 1위(461건)를 차지했다. 하지만 개인(445건)과 아파트부녀회·입주민협의회 등 단체행위(321건)를 합치면 766으로 두 배에 달한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SNS를 통한 불법행위도 147건이나 접수됐다.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올해 불공정거래로 검찰에 통보한 건은 45건이나 된다. 상장사의 대표이사와 임원 등 내부자들이 연루된 경우가 많았다.

‘주식 리딩방’을 통한 불법도 급증세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최근 1200명의 회원을 보유한 종목 추천방(리딩방)을 적발했다. 리딩방을 만든 후 지분을 먼저 취득한 후 주가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종목 추천을 하고 주가가 올라가면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한 예도 있었다. 리딩방을 만든 유사투자자문업자 F사는 총 138종목에 대해 추천 종목을 먼저 산 뒤 단체 채팅방에 호재성 정보와 매수지시를 공유(하루평균 20건)해 매수세를 유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전반에 짬짜미‘지대추구 행위(rent seeking activity)’가 만연해 있는 셈이다. 경제학에서 지대추구행위란 특정 주체가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별다른 노력 없이 초과소득을 거두는 행위를 가리킨다. 특히 왜 한국사회에서 왜 부동산이나 주식에서 이러한 지대추구 행위가 만연한 것일까.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 주식에서 이익을 극한으로 추구하는 현상은 한국사회가 공평,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또한 압축 성장을 해오다 저성장 국면을 맞이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정함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에서 지대추구 행위를 하는 데 집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과거에는 정보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경제적으로 강자들에게 몰려있어서 주로 그쪽에서 지대추구 행위가 일어났다면 현재는 정보가 오픈되어 있어 일반 다수의 사람이 정보를 가지게 됨으로써 그 정보를 통해 독점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생기게 됐다”며 “지대추구 행위는 한국의 압축성장에 이면에 있는 어두움으로 지대추구 행위가 극심해질수록 압축 퇴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전반적으로 성과주의로 가야한다”면서 “주어진 정보나 자리로 부당이득을 챙기지 못하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통제와 함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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