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탑승객 60%↓...“공멸 막기 위해 시장 재편 이뤄져야”

입력 2020-06-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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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장 개입으로 공급과잉 사태 일어나…인수합병 등 불가피"

▲텅 빈 인천국제공항 중국 항공 수속 카운터. 신태현 기자 holjjak@
▲텅 빈 인천국제공항 중국 항공 수속 카운터. 신태현 기자 holjja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사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여행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항공기 이용자들이 가파르게 감소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일각에서는 공멸을 막기 위해 시장 재편이 한시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4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1일부터 10일까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2곳과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5곳을 이용한 여객은 135만9635명이다.

작년 같은 기간(334만6764명)과 비교했을 때 59.4%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을 제대로 운항할 수 없는 데 따른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하지만 항공사들은 주기료(비행기 주차비용) 등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미주, 동남아 등 일부 국제선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LCC들은 국내선 위주로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다.

고객 확보를 위해 특가 이벤트도 진행한다. 가격 인하 경쟁으로 일부 국내선 노선 편도 가격은 1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여행 수요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업체 간 치킨게임이 발생하자 학계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항공 시장을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세종대 황용식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항공경영학회 학술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FSC 1곳, LCC 3곳 정도를 운영하는 게 가장 최적의 상태”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항공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은 필요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의 긴급수혈도 한계가 있다”며 “그동안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공급과잉사태가 일어났다. 지금부터는 인수합병과 도산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항공대 윤문길 경영학과 교수 또한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볼 때 일부 사업자들은 항공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며 “그런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시장에 구조조정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의 항공사 지원 조치도 시장 재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기업 기준에는 총차입금 5000억 원 이상, 근로자 300명 이상 등이 있다. 항공사 중 기준을 충족시키는 업체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4곳 정도다.

다만, 설상가상으로 끊임없이 발생하는 악재들로 업체 간 합종연횡은 더욱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채권단에 "매각 작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제동을 걸어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은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가격 인하·매각 불발' 가능성이라는 난기류에 휩싸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 어떤 시나리오도 불리한 상황이 됐다.

또 이 과정에서 현산이 "아시아나로부터 재무상태표 등 신뢰할만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아시아나는 "요구자료를 성실하고 투명하게 제공해 왔다"고 반박하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 또한 답보 상태에 놓였다.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250억 원을 누가 부담할지를 두고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1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불 임금 해소와 책임자 구속 수사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황 교수는 “인수합병이 불발될 경우 고용 등 여러 측면에서 사회에 미치는 여파가 상당하다”며 “다만 인수자들이 인수 의지를 계속 보이는 만큼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항공업계를 옥죄는 걸림돌이 산재해 있다.

내년까지 2조 원 가량을 확보해야 하는 대한항공은 당초 송현동 부지를 하루빨리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 했으나 서울시의 방해로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송현동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끔싸라기 땅을 헐값에 넘기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결국 이 같은 상황에서 예비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고 여론도 악화되자 서울시는 뒤늦게 저가 매입, 대금 분납 의지를 꺾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아울러 추가적인 정부 지원을 여전히 받지 못하고 있는 LCC는 유상증자 등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시장에서는 현 업황을 감안할 경우 유상증자 성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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