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삼성 vs '독자 신약' SK, K-바이오 주도권 누가 쥘까

입력 2020-05-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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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5-2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대표 기업 삼성과 SK의 제약·바이오 계열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래성장동력을 나란히 제약·바이오사업으로 정한 두 그룹 중 어느 쪽이 'K-바이오'의 주도권을 쥘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연내 안과질환 치료제 'SB11'(성분명 라니비주맙)의 미국과 유럽 판매허가를 신청한다. SB11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여섯 번째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 의약품은 제넨텍이 개발한 '루센티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11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 기준을 달성,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임상의학적 동등성을 입증했다. 루센티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4조6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물질특허는 미국에서 올해 6월, 유럽에서 2022년 1월 만료된다.

SB11 외에도 독일의 포마이콘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을 완료했다. 포마이콘은 파트너사를 통해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서(BLA)를 제출했지만, FDA가 추가적인 자료를 요구하면서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파트너사 바이오젠과 손잡고 SB11의 마케팅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룹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동시 개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를 시작으로 '플릭사비'(성분명 인플릭시맙),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를 유럽과 미국에 차례로 내놓은 회사는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출시를 통해 항암제에도 손을 뻗었다. 이어 안과질환과 희귀질환 등으로 바이오의약품 개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2016년 유럽 시장에 선보인 베네팔리를 필두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3종은 꾸준히 판매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제품의 매출은 총 7억3830만 달러(약 8510억 원)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설립 8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는 제품 매출 총 2억1880만 달러(약 2670억 원)를 올리며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억 달러를 넘겼다. 지난해 1분기(1억7440만 달러)보다 25% 증가한 규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대장암·폐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SB8'(성분명 베바시주맙)의 유럽과 미국 허가에 착수했다. 유럽에서는 연내 허가가 전망된다.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라리스'의 바이오시밀러 'SB12'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최초 독자 개발 신약의 FDA 허가에 성공한 SK바이오팜은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전날 제출하고 6월 중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8000억~3조8000억 원 규모다. SK바이오팜은 상장으로 5000억 원 안팎의 신약개발 자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회사는 세노바메이트의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FDA 판매허가신청(NDA)까지 전 과정을 직접 진행했다. 판매 역시 미국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세워 직접 맡는다.

글로벌 주요 국가 뇌전증 시장 규모는 약 61억 달러(약 7조500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33억 달러를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세노바메이트는 1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 이어 유럽과 아시아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세노바메이트의 판권을 5억3000만 달러(약 6000억 원)에 사들인 스위스의 아벨 테라퓨틱스가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허가신청을 냈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는 SK바이오팜이 직접 판매한다.

1993년 신약 개발에 뛰어든 SK는 26년 동안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SK를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로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를 이어갔다. 첫 번째 성과는 지난해 3월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미국 제품명 수노시)의 FDA 승인이었다. 솔리암페톨은 SK바이오팜이 발굴해 임상 1상을 마치고 2011년 재즈 파마슈티컬스에 기술 수출한 약물이다. 지난해 7월 미국 시장에 출시됐으며, 유럽 허가도 획득했다.

삼성보다 제약·바이오사업의 역사가 긴 SK는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아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다질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쳐 SK바이오팜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FDA 허가를 받은 혁신신약 2종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차기 파이프라인은 소아 희귀 뇌전증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로, 현재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희귀 신경계질환 치료제 '렐레노프라이드'와 집중력 장애 치료제, 조현병 치료제, 조울증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의 성공 사례가 있는 만큼, 독자 개발을 우선 순위에 놓고 각 국가에 맞는 허가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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