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APEC 정상회의 전격 취소...산티아고서 보자던 미·중 어쩌나

입력 2019-10-31 10:56 수정 2019-10-31 17:2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칠레, 17일 남기고 취소…美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당초 시간표 내 합의 마무리”

▲26일 (현지시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산티아고/AFP 연합뉴스.
▲26일 (현지시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산티아고/AFP 연합뉴스.
칠레 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불과 17일 남기고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칠레에서 1단계 무역협정을 마무리 지으려던 미국과 중국의 계획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글로벌 무역 전망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법과 질서 회복에 집중하기 위해 APEC 정상회의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개최를 취소하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결정으로 APEC과 COP에 생길 문제와 불편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며 “대통령은 그 어떤 것보다 항상 자국민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칠레가 ‘국제회의 취소’라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린 건 ‘지하철 요금 30페소(약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도화선으로 칠레 국민들은 불평등, 양극화 등 그동안 쌓아왔던 분노를 터뜨렸다. 대규모 시위로 인해 사망자 발생,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 등 칠레 사회는 혼돈에 빠졌다. 이에 정부는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 철회, 연금 및 임금 인상, 개각 등 여러 가지 대책안을 내놨지만 그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국제회의 개최 취소로까지 이어졌다.

1989년 창설된 APEC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21개국의 아시아태평양이 참여하는 경제협의체다. 매년 회원국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해왔으며, 올해 정상회의는 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곳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이 참석하기로 돼 있었다.

문제는 이번 회의가 미국과 중국, 일본과 한국 등 무역 전쟁을 펼치고 있는 국가들 입장에서 매우 의미 있는 기회였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 대체지를 찾는다 해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국제회의의 특성상 일정을 다시 잡는 게 쉽지 않다. 올해 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일정 연기는 불가피한 데다 최악의 경우 올해는 건너뛸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미·중, 한·일 무역 문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1일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도출한 ‘1단계 합의안’에 대한 서명을 내달 칠레에서 열리는 APEC으로 잡고 있었다. 1단계 서명이 끝나면 즉각 2단계 협상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지난 15개월간 세계 경제를 위협하던 무역 전쟁의 끝이 눈앞에 보이던 상황이었다.

다만 칠레에서의 개최 무산에도 백악관이 당초 계획대로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우려를 다소 잠재웠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우리는 같은 시간 프레임 안에 중국과 역사적인 합의를 마무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 전망은 불확실성이 더욱 크다. 지난 24일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를 통해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APEC 만남을 통해 한일 갈등의 실타래를 푸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일이었다. 반면 아베 총리는 11월에는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방침을 세웠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경찰, 김호중 방문한 고급 유흥주점 새벽 압수수색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부동산PF 구조조정 시계 빨라진다…신평사 3사 "정부 대책 정상화 기여"
  • "전쟁 터진 수준" 1도 오를 때마다 GDP 12% 증발
  • 유니클로 가방은 어떻게 ‘밀레니얼 버킨백’으로 급부상했나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254,000
    • +0.36%
    • 이더리움
    • 4,313,000
    • -0.07%
    • 비트코인 캐시
    • 680,000
    • +0.82%
    • 리플
    • 722
    • -0.69%
    • 솔라나
    • 240,100
    • -0.62%
    • 에이다
    • 662
    • -1.19%
    • 이오스
    • 1,120
    • -1.58%
    • 트론
    • 169
    • -2.31%
    • 스텔라루멘
    • 149
    • -1.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750
    • +1.26%
    • 체인링크
    • 22,960
    • +2.32%
    • 샌드박스
    • 613
    • -1.2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