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특집]제약사, R&D강화 통한 신약 개발 ‘집중’

입력 2008-05-2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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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등 위기감 절실...생존 위한 변화

신약 개발 필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강화는 복제약만으로는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반영돼 있다.

특히 한미 FTA로 다국적 제약사의 특허권 보호가 엄격해지고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등 규제는 갈수록 심화돼 외부로 부터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다.

◆제약사, R&D투자 2006년보다 20% 증가

지난해 올해 제약사들의 R&D(연구개발) 투자는 2006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따르면 2007년도 12월 말까지 국내 제약사들의 R&D투자는 4520억원으로, 2006년의 3730억 원의 투자액에 비해 20% 가량 상승했다.

또한 신약개발조합은 국내 제약사들은 한미FTA 개방 등의 영향으로 올해에도 R&D 투자가 안정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올해 4568억 원, 2009년 5785억 원을 R&D에 투자할 계획으로 조사돼 앞으로도 R&D 투자 증가추세는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정부의 약값 절감정책, 생산시설 요건 강화 등으로 인해 신약 및 개량신약 등 경쟁력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지 못하면 다국적 제약사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R&D 강화 통한 신약 개발

올해 국내 제약사들은 R&D에 부쩍 많은 돈을 쏟고 있다. 신약 개발에 주력하기 위한 것이다.

제약업계 매출 1위인 동아제약은 2005년 매출액 대비 4.3% 수준이던 연구개발비를 2007년에는 매출액의 6.2%인 396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개량신약 전문업체인 한미약품도 매년 큰 폭으로 R&D 비용을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의 10.2%인 51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지난해 비율 이상을 R&D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5800억 원이다. 2008년 R&D 비용은 58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6.5% 수준인 28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8.3%인 430억원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녹십자는 현재 목암생명공학연구소(소장 윤엽)와 녹십자종합연구소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한양행은 지난해 297억원, 매출액 대비 6.2% ▲제일약품은 83억원, 2.7% ▲광동제약 41억원, 1.6%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한미 FTA 실시 등 제약업계에 여러 악재가 예상되지만 상위 업체들의 R&D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났다”며 “글로벌 제약사가 되기 위한 상위 회사들 간의 연구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D중시, 연구원 출신들 CEO로 발탁

국내 제약사들의 R&D투자 중시는 연구원 출신들이 CEO로 발탁되고 있다는 대목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즉, 국내 제약회사들이 영업 중심에서 연구개발(R&D) 중심형 기업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부분의 CEO들은 R&D 분야 출신이다.

과거에 복제약과 수입제품에 의존했던 제약업계에선 영업맨 출신 CEO들이 대다수였지만 최근 신약과 개량신약 개발 등 기술력이 기업 성장의 최대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R&D를 잘 아는 연구원 출신들을 CEO로 발탁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연구원 출신 CEO는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김동연 일양약품 사장, 박선근 종근당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원배 사장은 1993년부터 11년간 동아제약에서 연구소장을 맡아오다 지난 2004년 CEO로 발탁됐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김 사장은 1997년 국내 첫 천연물 신약인 스티렌을 개발해 연 매출 600억원이 넘는 거대 품목으로 성장시켰다. 또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개발해 역시 연매출 100억원대가 넘는 블록버스터급 제품으로 키웠다.

지난 2006년 LG생명과학 CEO 자리에 오른 김인철 사장은 미국 듀크 메디컬 센터와 글락소 미국 연구소에서 7년간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1993년 LG에 들어온 후 선진 신약개발 시스템을 도입,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신약 팩티브의 임상개발을 주도했다.

특히 김 사장은 CEO 취임 후 연구원 출신답게 연구개발 과제를 과감하게 구조조정했다. LG는 항암제와 항상제 연구는 접고 현재는 간질환과 당뇨, 비만 치료제를 연구 개발 중이다.

2006년 대표이사로 영입된 대웅제약 이종욱 사장도 유한양행 연구소장 출신이다. 이 사장은 유한양행 연구소장 당시 신약 레바넥스 개발의 1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대웅제약은 이 사장 취임 후 올해 매출 484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업계 3위에 등극했다.

일양약품도 올해 3월 연구소장 출신의 김동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발령하며 연구원 출신 CEO체제에 합류했다. 김 사장은 지난 1976년 일양약품 중앙연구소에 입사한 전형적인 연구원 출신으로 일라프라졸 개발과 백혈병 치료제 IY5511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종근당도 최근 동아제약에서 연구개발과 영업을 오랫동안 담당했던 서울대 약대 출신의 박선근씨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사들은 영업형 CEO보다는 연구원 출신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강화는 복제약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절실히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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