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문턱 낮췄다더니...서민 금융서비스 ‘유명무실’

입력 2016-08-18 08:55 수정 2016-08-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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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가 소매금융 사업 진출을 선언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개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여전히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제까지 ‘1% 부자들의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150년 가까이 억만장자나 권력자, 재벌 가문,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를 대행해 월가 대표 은행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골드만삭스는 지난 4월 온라인 소매금융에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165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GE캐피털의 온라인 예금 플랫폼과 예금자산을 기반으로 이른바 ‘GS뱅크닷컴’을 선보였다. 그동안 거액 자산가만 상대했던 골드만삭스가 1달러의 예금도 받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씨티은행이나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기존 상업은행보다 최대 100배 가까이 높은 금리를 제시해 일반 예금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서민 고객 모시기’노력은 거기까지였다. FT에 따르면 GS뱅크의 자동메뉴시스템이 단순한 고객 지시사항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온라인 계좌 개설이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크롬북이나 아이패드 등을 통해 GS뱅크 플랫폼 접속장애가 발생해 고객의 불만사항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캐피털원,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디스커버리와 같은 경쟁업체와 달리 24시간 고객서비스센터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FT는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이기 때문에 모두 세심한 서비스를 기대했지만, 이들이 제공한 서비스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가 서민을 겨냥한 온라인금융에 뛰어든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골드만삭스의 중요 수입원이었던 채권 판매와 트레이딩 수익이 급감,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대표적인 수익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10%를 밑돌며 1999년 골드만삭스가 상장한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은행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소매금융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설명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퇴직연금 관리 스타트업인 어니스트달러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가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골드만삭스가 미국 일반 고객에게는 글로벌 금융위기 주범 중 하나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 비리 연루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나 박리다매 식의 소매금융이라는 사업 자체가 골드만삭스가 150년간 고수해온 핵심 전략과 어긋나 해당 사업이 골드만삭스 내부에서 제대로 자리잡을 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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