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해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복리후생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예산으로 직원 경조사비를 지급하는가 하면 임직원 생일축하행사 지원 명목으로 회삿돈을 사용하는 등 방만한 경영실태가 드러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KIC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7억 원으로 2014년(514억 원) 대비 64% 급감했다. 영업수익이 1645억 원으로 2014년(1898억 원)보다 감소했지만 영업비용은 같은 기간 1229억 원에서 1412억 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KIC의 영업비용은 공사 창립(2005년) 이래 가장 많았다. 이 중 복리후생비가 65억3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86.3%(30억3000만 원)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리후생비 증가는 주로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금이 전년도 5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380%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KIC의 지난해 사내근로복지기금 사용액은 3억2800만 원으로 전년(2억6200만 원) 대비 25% 증가했다.
KIC는 또 지난해 예산 중 일부를 직원 경조사비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의 ‘2015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 지침’에 따르면 경조사비는 예산으로 편성할 수 없다. 또 행사지원비 중 2000만 원가량을 임직원 생일축하행사 지원 명목으로 집행한 사례도 있었다.
류환민 기획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행사지원비는 근로자의 날, 체육대회 등 해당 기관에서 의미를 가지는 행사에 사용하도록 편성된 것으로 개인의 생일축하행사 용도에 사용되는 경비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류 수석전문위원은 “KIC는 관련 규정을 준수해 예산을 편성하고 부적절하게 집행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IC는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공공기관이지만 기타(공공기관)로 분류돼 매년 이뤄지는 경영평가를 받지 않는다. 대신 주무부처인 기재부의 관리·감독만 받는다. 올해 초 KIC 사장으로 취임한 은성수 사장은 기재부 고위관료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