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에 전 라이브도어 CEO, 라인 상장에 우려 시선 “인수 표적되기 십상”

입력 2016-06-13 16:16 수정 2016-06-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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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미국과 일본에서 상장하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무료 메신저 앱 LINE(라인)을 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한 남자가 있다. 2006년 주가 정보 조작과 분식회계 혐의로 몰락한 일본 벤처 신화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 전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2012년 라이브도어가 라인의 전신인 NHN재팬과 경영 통합하기 전, 이데자와 다케시 현 라인 CEO 등 라인 멤버들과 라이브도어에서 동고동락해온 사이다. 다시 말해, 현재 라인을 이끌고 있는 핵심 멤버들은 모두 라이브도어의 후예인 셈이다.

호리에는 지난 10일 라인이 상장 계획을 발표하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옛 라이브도어 관련 회사는 라인 상장으로 모두 증시로 복귀했다. 참 길었다”라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하지만 낙관하지는 않았다. 그는 “세계적으로 어려운 때의 출발”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라인은 내달 14~15일 미국과 일본에서 상장, 2800엔에 3500만 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6000억 엔 가량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일본 증시에 상장한 회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다만 상장 규모는 성장 둔화 등의 우려로 당초 예상액보다 줄었다.

호리에는 “조달한 자금의 절반 이상은 사용할 수 없는 돈”이라며 “주식교환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 규모라면 글로벌 인수 경쟁에서도 불리하다”며 “오히려 인수되기 딱 좋은 표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것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소프트뱅크랑은 이미 협상도 했었으니.”라고 덧붙였다.

호리에는 지난 10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라인 내 임원 보수 격차에 대해 라인을 대신해 해명했다. 신문은 지난 10일 ‘라인, 순손실 79억 엔, 임원 4명은 한국 네이버 출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데자와 라인 CEO의 보수는 1억3000만 엔, 마스다 준 이사는 1억 엔인데 반해 신중호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의 보수는 스톡옵션을 포함해 52억 엔(약 567억 5800만원)에 이르는 점을 지적했다. 라인의 모태인 네이버 출신으로 일본 진출을 이끌었단 이유로 상당한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는데 대해 비난 여론을 조성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호리에는 “이미 공개된 유가증권보고서도 읽지 못하는 녀석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52억 엔 대부분인 스톡옵션이 다른 임원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신 CGO가 없었다면 라인은 있을 수 없었다”면서 “그에 비하면 낮은 편”이라고 두둔했다. 또한 2015 회계연도에 순손실이 79억 엔에 달한 것에 대해선, “MixRadio 사업 인수 실패의 특별 손실이 포함된 것”이라며 “아직 투자 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순손실 규모 치고는 상당히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라인은 작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MixRadio를 인수했다. 그러나 이후 애플과 아마존, 구글 등 강자들의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 2월에는 1년도 안돼 이 서비스를 종료하고 사업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호리에와 이데자와 등이 몸담았던 라이브도어는 한때 시가총액이 8000억 엔이 넘고 투자자 수만 22만 명에 달한 일본 IT 업계의 거인이었다. 일본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근무하던 곳이었다. 한창 잘 나갈 때는 퍼시픽리그의 오사카 긴테쓰 버펄로스를 인수하고 후지테레비와 닛폰방송 경영권을 다투기도 했다. 심지어 일본 전자업계의 간판인 소니도 넘 볼 만큼 대단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호리에의 분식회계 파문으로 하루 아침에 몰락, 2006년에 상장이 폐지됐고, 2010년 라인의 자회사가 됐다. 현재 그는 투자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이데자와 CEO는 라이브도어와 라인의 역사의 산 증인인 셈이다. 호리에는 과거 NHN재팬의 라이브도어 인수를 두고 “한국 기업이 일본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한 것이 아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데자와 CEO 등 옛 라이브도어 출신들에게는 이번 미일 동시 상장이 10년 만의 시장 복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셈이다.

이데자와 CEO는 동일본 대지진 직후 휴대전화로 연락이 안된 상황을 개선하고자 2011년 6월 무료 메신저 앱으로 도약의 계기를 잡았다. 이후 라인은 앱 내에서 쓰는 스탬프로 입소문을 탔다. 2013년 3월 7500만 명이던 라인의 월간 이용자 수는 2015년 3월에는 2억500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최근 1년간 이용자 성장은 둔화해 2016년 3월 시점의 이용자 수는 2억1800만 명에 그쳤다. 2015 회계연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늘어난 1206억7000만 엔이지만 75억8200만 엔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흑자에서 적자로 전락했다.

한편 라인의 모회사인 네이버의 주가는 13일 한때 전일 대비 4% 떨어진 69만1000원까지 내렸다가 3.19% 빠진 69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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