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카타르 기상청의 한국인 전문가들

입력 2015-07-0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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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상 기상청 차장

▲[정홍상 기상청 차장]
얼마 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기상기업들과 함께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다녀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부유한 국가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아직 3만 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3만 달러, 카타르는 10만 달러가 넘는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도 깊은 고민이 있다. 현재 석유를 팔아서 부유하게 살고 있지만, 석유가 바닥난 몇 십 년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두 나라의 정부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 산업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과거 우리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비슷한 국가 장기 계획으로 카타르는 ‘국가비전 2030’,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24’를 추진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두 나라는 산업 기반을 만들기 위해 우리나라의 전문적인 기술과 우수한 인력을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우리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서 꾸준히 협력과 진출 여건을 조성해 나간다면 이들 나라가 우리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카타르의 경우 인구의 90%, 사우디아라비아는 30% 정도가 외국인일 정도로 해외인력이 담당하는 일자리가 많다. 카타르 항공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이 1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카타르 항공은 서비스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랭크되는 항공사다.

현재 우리나라 기상청 직원 4명이 카타르 기상청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일하고 있다. 보수도 좋다. 우리나라 인력이 카타르 기상청에 진출한 후 카타르 측에서 우리 기상기업으로부터 기상 장비를 구매하는 등의 성과도 거뒀다. 우수한 전문 인력 진출이 우리 기상기업의 장비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이들의 업무 능력을 눈여겨본 사우디아라비아 기상청은 이번 협의 과정에서 4~5명 정도 더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또한 양국 기상청 간 지속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개발과 경제성장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우리는 크게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은 우리의 경험을 배우고 싶어 목말라 하고 있다. 1950~60년대의 우리나라는 최빈국이었다. 법 제도적인 기반이나 전문 인력이나 행정이나 거의 모든 면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시작해 반세기 만에 경제 발전을 이뤄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를 하는 OECD 국가가 된 것이다.

원조 자금으로 도움을 주려는 나라나 국제기구는 많으나, 어디에서도 배우기 힘든 개발 노하우나 기술을 전수해 줄 나라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그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개발 노하우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 있는 지혜를 전수해 줄 수 있는 나라인 것이다. 한국의 과거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을 테지만, 국가별로 주어진 여건을 놓고 분야별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함께 고민한다면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개발도상국들이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우리나라의 젊은 인력이 지속적으로 동참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지식에 바탕을 둔 우리나라 청년들의 해외 진출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과 긍정적인 발전 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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