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생체인증 단말기 도입 딜레마

입력 2016-08-05 09:41 수정 2016-08-05 14:2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난해부터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채택한 생체인증 단말기 도입에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인기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홍채인식 기능이 탑재되면서 이를 활용하는 것으로 생체인증 단말기를 대체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이런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게 될 경우 은행들의 자체 단말기 도입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세는 스마트폰 생체인증 활용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6일부터 모바일뱅킹 서비스 ‘NH스마트뱅킹’ 등에 지문인증을 도입해 조회, 이체, 금융상품 가입 등 모든 거래가 가능하게 한다.

농협은행은 9월 중 인터넷뱅킹에도 지문 인증 서비스를 확대 적용해 인터넷뱅킹 사용 시 지문 인증으로 간편하게 전자금융 거래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홍채 인식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함에 따라 차후 범용성이 높은 생체 인증 수단을 지속적으로 도입한다는 게 농협은행의 방침이다.

농협은행이 모바일뱅킹에 생체인증을 도입한 것은 최근 추세로 볼 때 남다를 것이 없다.

다만 농협은행이 채택한 모바일기기를 활용한 생체인증 도입 방식엔 눈여결 볼 필요가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생체인증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데 보안 원칙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이 같은 문제로 ‘고객 단말기에만 생체정보를 저장한다’는 원칙으로 서비스를 기획한다는 게 내부 방침이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이런 방식을 활용한 서비스를 발표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갤럭시노트7 공개와 함께 모바일뱅킹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홍채인증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홍채인증 서비스를 내놨다. 서비스 개시 시점은 갤럭시노트7이 국내에 출시되는 19일로 알려졌다.

◇은행권 자체 단말기 사라지나 = 지난해 핀테크(금융+IT)의 붐과 함께 은행들이 지문과 홍채, 지정맥 등 다양한 방식의 생체인증 서비스를 앞다퉈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본점영업부·상암동지점·강남교보타워금융센터·명동금융센터·연세금융센터 등 5곳에 자동화기기에 지문인증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이 해당 지점에 들러 지문을 등록하면 이를 활용해 각종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무인 스마트점포 ‘디지털키오스크’ 서비스를 시작하며 손바닥 정맥 본인인증 방식을 채택했다.

기업은행도 직원들의 시험 사용을 끝내고 하반기 영업지점에 홍채인증 단말기를 추가해 고객 서비스를 시작한다.

은행들이 자체 단말기를 도입해 생체인증을 활용하는 것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를 전면적으로 확대한다기 보다 수요나 안정성 등을 검증한다는 취지의 실험인 셈이다.

일례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생체인증 방식을 활용해 은행업무를 하는 고객은 극히 미비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운영비용 측면에서는 서비스 확대가 쉽지 않다.

은행이 자동화기기 단말기를 운영하는 비용이 매년 적자인 상황에서 추가로 자금을 투입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핸드폰으로 충분” VS “전용단말기 도입” = 은행이 자체 단말기 도입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게 고객의 단말기 활용이다.

곧 중저가용 스마트폰에도 생체인식 기능이 보편화 되면 은행들은 생체인증 전용단말기 도입을 대체할 수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공개한 홍채인증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방식을 파이도(FIDO)라고 한다. 생체인증 정보를 고객 단말기에 저장해 위험을 덜겠다는 것이다.

고객의 생체정보를 은행 전산망에 보관하는 데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파이도 방식이 선호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간 금융권에 연이어 터진 고객정보유출 사태로 불신의 골이 깊어진 탓도 있다.

반면 은행이 자체 단말기를 활용할 경우 은행 서버에 암호화해 저장해야 한다.

은행들은 금융결제원과 공동으로 해킹 등 고객정보 유출을 대비해 생체정보는 반반씩 나눠 보관하는 것을 연구 중이다.

아직 기술 표준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고,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지 않아 발전 속도가 더디다.

시중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파이도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게 될 경우 은행들은 자체 단말기 사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국힙원탑' 민희진의 기자회견, 그 후 [해시태그]
  • [유하영의 금융TMI]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된 ‘정책금융’…부동산PF에도 통할까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번엔 독일행…글로벌 경영 박차
  • ‘이재명 입’에 달렸다...성공보다 실패 많았던 영수회담
  • ‘기후동행카드’ 청년 할인 대상 ‘만 19~39세’로 확대
  • "고구마에도 선이 있다"…'눈물의 여왕' 시청자들 분노 폭발
  • 투자자들, 전 세계 중앙은행 금리 인하 연기에 베팅
  • 잠자던 '구하라법', 숨통 트이나…유류분 제도 47년 만에 일부 '위헌'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134,000
    • +0.27%
    • 이더리움
    • 4,741,000
    • +2.18%
    • 비트코인 캐시
    • 688,000
    • +1.03%
    • 리플
    • 744
    • -0.4%
    • 솔라나
    • 202,700
    • -0.1%
    • 에이다
    • 671
    • +0.3%
    • 이오스
    • 1,166
    • -0.93%
    • 트론
    • 172
    • -0.58%
    • 스텔라루멘
    • 162
    • -1.2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500
    • +0.1%
    • 체인링크
    • 20,130
    • -1.37%
    • 샌드박스
    • 655
    • +0.1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