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던 재판은 25일 9차 변론기일에서 박한철 소장의 발언으로 위기를 맞았다. 1월31일 퇴임을 앞뒀던 박 소장은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권성동 의원이 방송 인터뷰에서 3월 9일 선고를 예상한 부분을 문제삼아 헌재-국회 교감설을 제기하는가 하면...
선례가 있고, 재판부 역시 절차를 문제삼지 않기로 정리했기 때문에 각하 결정이 주문으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헌재는 지난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91일 동안 3차례의 준비기일과 17차례의 변론을 열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60일 동안 준비기일 없이 7차례 변론만 열었던 것을 감안하면 단시간에 집중적인 심리를 진행한 셈이다.
대통령은 최종변론 때 이미 선고 승복 입장을 밝힌 상태”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최종변론기일에 대리인단이 대독한 최후변론서에서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해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변론을 마치고 2주만에 5월 14일 오전 10시로 선고기일을 잡았다. 선고 과정은 TV로 생중계됐다. 2004년 신행정수도 헌법소원 사건, 2015년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등도 마찬가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선고 과정은 실시간으로 전파를 탈 것으로 보인다. 재판관들이 보안 유지를 위해 당일 오전 최종 결론을 낸 뒤 심판정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는 헌재가 지난해 12월 22일 사고 당일의 시간대별 행적을 자세히 밝히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 측은 당시 중대본 방문이 지체된 이유를 '경호상 비밀'이라며 언급을 피했다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진성 헌법재판관은 대통령 측이 세월호 사고 당일 행적을 설명한 3차 변론기일에서 "답변서가 요구에 못 미친다"며 보완을 요구한 바 있다.
또한 헌법심판정에서 '막말' 변론을 해 논란이 됐던 김평우 변호사는 탄핵소추를 "사기·반역행위"라면서 "탄핵은 범죄"라고 강조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정해지면 그날 헌재 앞에서 집회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박 대통령 동생 박근령씨와 근령씨의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근령 씨는...
16차 변론기일에서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심리에서 빼달라는 기피신청을 냈던 조원룡 변호사는 이날 변론절차를 계속해달라는 속행과 재개를 신청했다. 그는 재판부의 빠른 진행을 “야바위꾼 손이 얼마나 빠르냐”고 빗댄 뒤 “졸속한 탄핵을 막을 최종 책임은 헌법재판소에 있다, 최순실 사건 진실이 드러나는 시점에서 심리를 종결하는 것은 헌재가 자멸하는 길”...
27일 최종변론 기일에서 '막장 변론'이 재현될 조짐도 있다.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 “지금이 조선시대냐. 복종하라면 복종해야 하는 우리가 노예냐”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22일 열린 16차 변론에서 재판관들의 판단을 믿을 수 없으니 검증이 필요하다며 헌법학자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