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순회 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뉴욕에서 월세살이를 했었다. 뉴욕 맨해튼 복판은 월 500만 원이 넘는 살인적인 방세에 엄두가 나지 않아 맨해튼에서 지하철로 몇 정거장 떨어진 브루클린에 둥지를 틀었다.
(좀 촌스러운 생각이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브루클린은, ‘브루클린이니까, 집값이나 생활비가 좀 저렴할 것’이란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고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매수자는 “오늘이 가장 싸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집을 사려고 하고, 그런 심리를 잘 아는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기 일쑤다.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꺼내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가 재건축·재개발 추진 속도를 늦춰 공급 부족을...
“디플레이션의 탈출 해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전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는 2004년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 시절 발간한 책 ‘디플레이션 속으로’에서 이같이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이어 “1929년 대공황은 케인즈 경제학으로 탈출한 것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생산력의 파괴와 군수물자 조달에 따른 신규 수요 창출로...
국회가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입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택시업계는 환영하고 있지만 정작 서비스를 받는 국민은 누구를 위한 법인지 의아해한다. 국회에 민생·경제법안이 산적해 있지만 유독 ‘타다 금지법’은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4차 산업혁명을 주창하며 공유경제의 한 사례로 꼽혔던 모빌리티(mobility) 산업의 혁신을...
흔히 ‘경제는 심리다’라는 표현을 한다. 쉽게 표현하면 경제 주체들이 지나치게 비관론에 빠지거나 낙관론에 취해있으면 실물경제가 기초체력 이하로 추락하거나 거품에 휩싸일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도 ‘국부론’을 쓰기 전에 경제학 논문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인간의 열정을 주제로 책을 집필했다.
사실 경제뿐...
중국에서 지난 몇 년간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어디일까. 평가는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기자는 ‘센스타임(Sense Time)’을 꼽는다. 회사 이름만 보면 마치 껌이나 목캔디 제품 같은 느낌인데, 의외로 이곳의 전공 분야는 ‘얼굴인식’이다.
센스타임의 기업가치는 무려 8조9300억 원. 전 세계 가장 큰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라는 타이틀도 이 회사가 가지고 있다. 특히...
‘국가부도의 날·블랙머니·머니톡스…’
영화계가 ‘모피아(옛 재무부의 약칭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미 알려진 결론이 새롭게 주목받을 게 있나 싶다. 하지만 당시 경제 상황이 ‘헬조선의 시작’이라는 IMF를 만들었다. 이후 우리는 ‘검은돈 잔치’의 함정에 빠져 약육강식의 시장...
최근 정ㆍ재ㆍ관계를 관통하는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데이터 3법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을 묶어 데이터 3법이라 하는데 이를 고치는 개정안의 내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게 한 가명 정보를 본인의 동이 없이도 연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고 신용정보법은 연구 목적의 가명...
자유한국당이 위기다. 아니 보수의 위기다. 한국당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은 20% 초반대에 묶여 있다. 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의 시선은 싸늘하다. 선거법 정국서 외톨이 신세다. 마지막 기대를 건 보수통합도 여의치 않다. 리더십은 실종됐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이런 고민의 다른 표현이었다.
한국당은 탄핵 이후 지지율에서 민주당에 앞선 적이...
요즘 일본에서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 투자 이민 설명회나 미국 부동산 투자 세미나를 개최하는 족족 문전성시라고 한다.
세계 3위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급격한 인구 감소로 경제가 축소되면서 장밋빛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서일 거다. 계속 늘어만 가는 정부 부채를 보면 10월부터 10%로 오른 소비세율(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에 해당)...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공통점은 우리나라 법치주의의 정중앙에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이 지금 각각 처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양 전 대법원장, 조 전 장관은 잘 몰랐을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법복의 무게와 검찰 공개소환이 피의자에게 주는 중압감을….
양 전 대법원장은 올 1월 사법부 수장으로서는 헌정 사상 처음...
전 세계 경제가 부채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부채가 전 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시스템적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다. 2021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있는 주요 경제권의 기업부채만 19조 달러(2경26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어쩌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우리가 아는 선진국의 ‘바벨탑’...
일진 믿고 나대는 똘마니들은 어느 사회에나 있다. 국제사회라고 예외는 아니다. 1:1로 붙었다 깨져도 일진에게 일러바치고 뒤로 숨으면 큰형님께서 해결해 주시니 입만 털면 된다. “형님, 쟤 믿으면 안 되는 놈이에요”라고 떠벌린 뒤 트럼프 뒤로 몸을 감춘 아베의 잔머리는 유치찬란하지만 효과적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를 상대해야하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났을...
기업의 인사 시즌이 시작됐다. 한 기업이 어떤 인물을 등용하고 승진시키는지를 통해 그 기업의 경영 전략을 읽어볼 수 있다. 인사 분석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여성 임원 비율이다. 그만큼 최근 몇 년 사이 여성 임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의 현실은 아직도 암울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달 세계 3000여 기업을 분석해 발표한...
“통화정책이 본연의 책무인 물가안정을 중심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운용체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또다시 한국은행을 향해 ‘물가안정’ 책무나 충실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1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서는 사실상 한 번 이상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도 주문했다. KDI는 지난달 말 ‘최근 물가...
‘9억원.’ 고가(高價) 주택을 결정짓는 기준이다. 소득세법 시행령 156조는 ‘고가주택의 범위’를 실거래가 9억 원 초과로 명시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 ‘9억 원’은 매우 중요한 숫자다. 집값을 잡겠다면서 쏟아낸 각종 대책이 이 숫자의 프레임 속에서 작동했다. 9억 원이라는 기준에 따라 금융·세제 등 거의 모든 부동산 제도가 결정됐다. 주택시장도 9억 원을...
집권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가 소통과 협치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10일 집권 후반기 첫 시작을 대통령보다 만나기 힘들다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청와대 3실장이 한자리에 모여 첫 기자간담회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처음으로 사적 공간인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모두 이례적이라는...
조선 중기 문인이자 정치가, 작가, 시인이었던 허균은 ‘호민론’을 통해 백성을 항민(恒民)과 원민(怨民), 호민(豪民)으로 나눴다. 지배층이 잘하나 못하나 복종하는 게 ‘항민’이다. 그냥 원망만 하는 백성이 ‘원민’이다.
천하에 백성이 오직 두려운 존재라는 민주적 시각을 가졌던 허균은 백성 중에서도 ‘호민’을 가장 겁나는 존재로 꼽았다.
호민은 임금이...
이영애·김태희·성유리·하지원·이민정·아이유·아이린·이효리·유이·신민아·수지.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인기 여성 연예인, 그리고 소주 광고 모델이라는 점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마치 당연한 것처럼 소주병에 붙어 있던 이들의 얼굴을 앞으로는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보건복지부가 음주가 미화되지 않도록 술병 등 주류 용기에...
2019년이 어느덧 끝자락으로 치닫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파생결합펀드(DLF) 투자 손실이 올해의 뉴스로 부각될 듯싶다. 금융이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산업인 만큼, 사기성 불완전 판매와 대규모 원금 손실을 덮을 이슈는 없을 것이다. 국민들의 건전한 자산 형성을 위한 연결고리 ‘신뢰’가 깨졌다. 신뢰의 척도를 가늠하는 것은 회사의 크기, 역사 그리고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