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강국 도약을 위해 정부가 제약주권 확립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달라”라는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의 신년 기자간담회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정부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을 국가 핵심 주력산업으로 키우고, 바이오헬스 중심국가 도약을 정착 과제로 제시했지만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책 변화는 많지 않다. 특히 업계는...
꾸준한 거북이가 나태한 토끼를 이기는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는 성실성 앞에 재주가 당할 수 없다는 교훈을 준다. 워낙 대중적인 우화인 만큼 수많은 파생본과 해석이 나왔다. 그중 유독 기억에 남는 버전이 있다. 재시합을 하는 토끼가 경주에서 이제는 낮잠을 자지 않는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불리한 거북이는 앞으로 모든 경주에서 100% 질 수밖에...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뭇사람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에선 카카오와 얼라인파트너스의 확전으로 진통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1위 하이브와 2위 SM엔터테인먼트의 인수인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도 변수다. 여태껏 대형 엔터사를 대상으로 한 기업결합 심사가 없었던 만큼...
정치부 기자를 하다 보면 혼 나는 일이 다반사다. 어느 정치인이 “말 시키지 마”라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면 ‘협상이 잘 안 되고 있구나’를 짐작한다. “한 말을 또 하게 해!”라고 하면 ‘오늘 협상은 결렬되겠구나’를 예측하게 된다.
정치인도 사람이다. 매일 썩 좋지 않은 얘기들로 질문하는 기자들이 반가울 리 없다. 어떤 정치인은 핵심을 찔렸다 싶을 때 한쪽...
장장 72분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빌 클린턴의 2000년 국정 연설(약 89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긴 국정 연설을 했다.
2024년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그만큼 중요한 무대였다. 긴 시간만큼이나 그의 연설에는 그간의 경제·입법 성과와 함께 국제 이슈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의지, 중국에...
기자는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와 상황이 비슷했다. 물론 병채 씨의 월급이 더 많긴 했지만, 엇비슷한 나이에 전 직장에서 6년간 근무했고 2021년 퇴사해 퇴직금을 받은 점은 같다. 그런데 그의 퇴직금은 50억 원이다.
50억 원. 세금을 제외하면 25억 원이라지만 그 액수만 놓고 보면 대기업 임원 퇴직금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 돈의 성격이 뇌물이라고 의심하지...
"챗GPT가 그러는데 여기 아픈 건 수술 안 해도 된다던데요." 머지않아 의사들이 많이 듣게 될지도 모르는 문장이다.
아이가 있는 집이면 백과사전 전집을 욕심내던 때가 있었다. 어릴 적 기억에는 두산동아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많이 보였다. 대학생이 돼 학교 과제로 리포트를 쓰거나 공부하면서는 위키피디아를 애용했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연초 기업들의 ‘성과급 잔치’ 시기가 되면 산업부 기자들은 바빠진다. 누가, 얼마나 받는지는 이 업계에선 나름 귀한 ‘단독 기삿거리’이기 때문이다. 연례행사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아쉽게 놓친 적도 있고, 5분 차이로 단독을 달기도 했다. 친구부터 군대 선후임, 친구의 매형까지 동원하는 나름대로 치열한 취재가 있었다.
하지만 그 끝엔 씁쓸함도...
“‘대통령실과 갈등 안철수, 공개 일정 전격 취소’, 이렇게 되면 김기현 테마는 호재다.” 종목 토론방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른바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의 테마주로 엮인 방에서 언급된 글이다. 이 회사는 사내감사가 김 의원과 사법시험 동기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묶여 올해 들어서만 85% 주가가 상승했다.
안철수 테마주도 만만치 않다....
한 의원은 기자에게 “(비공개 회의) 소위 속기록 좀 읽어봐. 어떤 의원이 어디 (기업·협회) 민원 받아 대변하는지 다 보인다고. 법안만 보면 몰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말로 “법안만 보면” 모른다. 시민, 기업, 정부기관 등 복잡한 이해관계의 충돌을 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법안을 읽고 나면,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좀처럼 그려지지 않는다. 법안의...
"규제를 풀어준다는데 오히려 더 장벽을 쳐달라고 하네요."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
혁신금융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금융당국이 예상치 못한 변수에 막혔다. 기존의 규제들을 풀어줘 시장 활성화를 할 계획이었지만 보험업계가 되레 규제를 해달라고 요청하면서다.
보험사들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구체화 해달라" "금지 조항을 법적으로...
그동안 실적 자료는 배포가 계획된 날 오전 8시에 맞춰 기자들에게 뿌려졌었다. 이날 중기부가 배포 날짜를 어기지는 않았지만, 암묵적인 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에 남모를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메시지는 자료를 열자 금방 알 수 있었다.
포장술이었다. 벤처투자 실적 발표의 내용의 주는 통계치다. 벤처ㆍ스타트업에 얼마나 투자했고 몇 퍼센트가 증감했는지만...
‘퀀텀점프.’ 물리학 용어이지만 경제학에서는 사업구조, 사업방식 등의 혁신을 통해 기업 실적이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는 경우를 말한다.
실적으로만 따져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한 해 퀀텀점프의 시기를 보낸 듯하다. 지난달 이어진 2022년 실적발표에서 대부분의 그룹사가 ‘사상 최대 실적’, ‘역대 최대’와 같은 수식어를 사용했다.
국내 완성차...
혹시 ‘새롬기술’이라는 종목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주식시장에 조금이라도 기웃거렸다면 “전설의 작전주?”라고 떠올릴 것이다. 2000년 IT 버블 시기 고점 물량을 개인이 떠안으면서 수많은 사람이 다시는 주식시장을 쳐다보지 않도록 만든 그 사건, 현재도 비슷한 일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면 이를 믿을 수 있는가?
바로 코스닥 시장 전체에서 그런...
"나라의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파리가 앉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2001년, 우리나라의 경제 케이블 채널 방송에서 전설의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진행자와 패널이 투자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던 도중, 패널의 얼굴에 뜬금없이 '파리'가 앉았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던 패널은 파리를 내쫓기 위해 수차례 손을 젓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고...
27일 교육계의 관심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쏠린다. 해직 교사를 부당하게 특별채용한 혐의에 대해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은 서울 최초의 3선 교육감이다. 현재는 진보 교육의 ‘좌장’으로도 불리며, 정부·국회에 ‘할 말’ 하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장으로서의 무게도 함께 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교육개혁 중 하나로 초중등 예산을 떼어내...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 역시도 5월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이 집주인 계좌에 들어있다. 보증보험은 없다. 전세 사기를 취재하면서 불안은 커졌고, 정부에 대한 믿음은 작아졌다. 친한 친구는 지난해 전세로 거주하던 원룸 건물 전체가 경매에 넘어갔다. 유행 중인 전세사기와 종류는 다르지만, 사고 원인은 빌라왕 사태와 유사했다.
정부...
신문 기자의 기사 작성 불문율 중 하나는 '중학교 2학년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기’이다. 중학교 2학년의 지적 수준이라는 기준이 모호한 건 사실이지만, 기사에 전문 용어를 범벅하거나 논문처럼 난해하게 쓰지 말고 쉽게 쓰라는 뜻이다. 문제는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를 출입하면서 이 원칙을 지키기가 쉽지 않아졌다.
업계에서 사용하는 말을 그래도 옮기자니...
“자본시장에 정치 논리가 개입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결국 유권자가 되는 겁니다.”
최근 금융당국 관계자와 가진 점심 자리에서 푸념 섞인 얘기가 오갔다. 대화의 주제는 공매도였다. 공매도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시장관(觀)’에 좌우된다는 얘기였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투자자 10명 중 5명이 ‘주가 우하향’을 생각하는 반면, 국내는 투자자 10명 중 2명만...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통상 지지율을 크든 작든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순방은 정상회담이나 그에 준하는 회담이 포함되게 마련이고, 회담은 내용이 무엇이든 성과를 일궈냈을 때 성사돼서다. 국가의 대표가 외국 정상과 악수를 나누며 국익을 늘려오는 모습, 정치성향과 관계없이 국민 누구나 흐뭇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런 공식은 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