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범 현대가 서열 2위 野望의 끝은

입력 2006-08-28 09:51 수정 2006-09-0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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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분가 뒤 현대중공업 중심 고속 성장 재계 8위 급부상

현대그룹 주력 현대상선 지분 매입 이어 현대건설 놓고 일전 채비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은 범(汎)현대가(家)의 서열 2위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 범현대가의 ‘이슈 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옛 현대그룹에서 분가(分家) 한 지 4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며 재계 8위의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현대중공업그룹이 올 4월 현대그룹 핵심 주력기업인 현대상선 지분 26.68%을 전격적으로 매입,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켰다.

이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옛 현대그룹을 일구는 데 모태가 됐던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현대그룹과 ‘일전(一戰)’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올들어 공격적인 일련의 행보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6번째 아들 정몽준(55) 의원이 있다. 정 의원은 현재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 지분 10.8%를 지렛대 삼아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범현대가를 넘어 재계 구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는 정몽준 의원의 다음 행보가 주목받는 시점이다.

◆현대차그룹 이은 범현대가 서열 2위

조선ㆍ중공업 전문그룹인 현대중공업그룹은 2002년 2월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돼 나왔다. 현대그룹의 마지막 계열분리였다. 이 후 4년. 현재의 현대중공업그룹은 범 현대가 중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2위 규모를 자랑한다.

재계 순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에서도 현재 8위로 범 현대가의 현대그룹(14위), 현대백화점그룹(28위), 현대산업개발그룹(30위) 등에 비해 멀찌감치 앞서 있다.

지난 4월1일 기준 총자산은 17조3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한 해 매출 규모 14조2250억원, 순이익 3860억원에 이를 정도로 재계에서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 조선업계에서 7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주력기업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삼각축’으로 미포엔지니어링과 금융 계열인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7개뿐인 계열사들이 보여주고 있는 역량이다.

◆현대중공업 고속성장 그룹 도약 원동력

엄밀히 말하면 현대중공업이 지금의 현대중공업그룹을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2002년 8조134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0조3544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72.8%를 차지한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1조9087억원, 1조9352억원 정도다. 현대기업금융 102억원, 현대기술투자 75억원, 현대선물 118억원(3월결산ㆍ2005년 4월~2006년 3월) 등 금융계열사들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특히 최근의 현대중공업의 순이익 신장세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2년 259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그러나 이듬해 11338억원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2004년 367억원, 지난해 1833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벌써 2152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규모를 일찌감치 넘어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계열사간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삼각 출자’ 지배구조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가 7개사에 불과한 탓에 지배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다. 지배주주인 정몽준 의원을 구심점으로 삼고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삼각 출자구도’를 형성하면서 이외 계열사들을 두고 있는 구도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현대삼호중공업(이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94.93%) 지분 94.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41.61%)의 최대주주로서 41.09%,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38.40%)에 대해 9.92%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다시 현대기업금융(67.49%)에 대해 67.49%, 현대기업금융은 한국기술투자(68.38%)와 현대선물(65.20%)에 대해 각각 68.38%, 65.20%를 출자해 놓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미포엔지니어링을 100.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미포엔지니어링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시발(始發)점이면서 현대기업금융-현대기술투자ㆍ현대선물 등 금융 계열사까지를 아우리는 그룹 지배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정몽준 의원 현대중공업 지분 10.8% 소유하며 그룹 장악

정몽준 의원은 공식적으로 현대중공업과 관련한 공식 직함은 하나도 없다. 지난 2002년 대선 직전 현대중공업에 있던 직함을 모두 내놓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 내외부를 막론하고 정 의원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유야무야(有耶無耶)로 미치는 영향력을 부인하는 관계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룹내에선 ‘회장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금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나 5선 국회의원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자산 규모 재계 순위 8위 현대중공업그룹 뒤에는 기업인 정몽준 의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그룹 내외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정몽준 의원이 현대중공업그룹 총수이자 오너로서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있도록 하는 근원은 바로 현대중공업에 대한 지분 10.8%다.

자신의 지분과 현대미포조선 9.92% 등 계열사 및 임원 7명을 합해 38.40%(현재중공업 자사주 15.14% 포함) 등의 보유지분을 통해 그룹 지배기반을 견고하게 갖춰놓고 있다.

◆ 4월 현대그룹 주력 현대상선 지분 27% 매입 경영권 분쟁 촉발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그룹이 올들어 예측을 불허하는 행보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4월 노르웨이계 해운사 골라LNG 등으로부터 현대그룹의 핵심 주력기업인 현대상선 지분 26.68%(당시)를 기습적으로 매입한 게 그것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부인 현정은 회장에 대한 정몽준 의원의 ‘시동생의 난’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현대상선의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켰다.

이후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상선의 유상증자 등을 실시하면서 현재 현대상선에 대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분은 25.48%로 낮아졌다. 여기에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KCC 5.90%를 합하면 31.38% 수준이다.

반면 현대그룹은 그룹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에 대해 18.72%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을 비롯, 현정은 회장 1.67%, 케이프포춘 10.01%, 우리사주조합 5.83% 등 우호세력을 합한 지분이 40.54%에 이르면서 현대상선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간 경영권 분쟁은 세간의 관심에서 약간은 멀어져 있다.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재계구도에도 지각변동 예고

하지만 현대그룹의 경영권에 대한 불씨는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아직은 현대그룹이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에 유지한 고지에 있기는 하지만 올 하반기 최대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현대건설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현 구도는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된다.

현대건설이 현대상선 지분 8.3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상선에 대한 현대그룹과의 지분 격차를 1%P차로 좁히게 된다.

게다가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으로 핵분열하기 전의 옛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이어갈 수 있다. 현대건설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을 일구면서 모태가 됐던 기업이다. 현대그룹의 적통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인수가격이 6조~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현대건설 인수 후보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 현대그룹, KCC그룹 등 범현대가(家) 그룹이 우선적으로 꼽히는 가운데 최근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두산, 한화, 유진그룹 등도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은 KCC그룹과 공동전선을 결성해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KCC는 현재 현대중공업에 대해 정몽준 의원, 현대미포조선에 이어 3대주주로서 지분 8.15%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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