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스키 시장 지각변동, 독주는 비틀… 순한 토종 위스키 인기

입력 2014-05-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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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36.5도 골든블루 107.4% ↑ 목넘김 부드러워 젊은 층에 인기

국내 위스키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양대산맥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는 반면, 토종 위스키업체 골든블루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골든블루는 작년 다른 위스키업체들의 매출이 뒷걸음친 가운데 나홀로 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독한 술을 기피하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저도주(低度酒)’로 공략한 덕분이다. 주류업계 전반에 저도주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업체들이 순한 맛의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위스키 시장의 불황 타개에 힘쓰고 있다.

◇골든블루 ‘순한 맛’으로 나홀로 독주 = 토종 위스키업체 골든블루가 국내 위스키 시장을 흔들고 있다. 21일 주류산업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스키 소비는 2009년부터 꺾이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판매량이 줄었다.

작년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185만692상자(500㎖·18병)로 전년 212만2748상자보다 30만상자(12.8%)가량 줄었다. 제품별 출고량은 △윈저 62만9869상자(전년 대비 -11.9%) △임페리얼 45만5307상자(-22.8%) △스카치블루 27만3401상자(-16.5%) △발렌타인 7만4912상자(-24.0%)로 대부분 두 자릿수 감소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가 얼어 붙은 가운데 스카치 위스키 중심의 접대문화가 사라지고,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 폭탄주 유행, 독주를 피하는 음주문화의 변화 등 여러 악재가 겹쳐 위스키가 외면받고 있다는 게 주류 업계의 진단이다.

국내 1, 2위 위스키업체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부진이 가장 심했다. 작년 한해 디아지오는 72만293상자를 출고, 전년(80만750상자)에 비해 10.0% 뒷걸음질쳤다. 2012년 75만920상자를 내보내며 디아지오의 턱 밑까지 추격했던 페르노리카는 22.8% 줄어든 57만9353상자 출고에 그쳤다.

국내 업체들도 골든블루를 제외하고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롯데주류는 작년 27만3515상자를 출고해 전년(32만7549상자)에 비해 16.5%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6만7104상자)에 비해 2013년(6만7803상자)에는 출고량이 1.0% 소폭 증가했다.

골든블루는 연간 출고량 상위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출고량이 대폭 증가했다. 2012년 5만9111상자였던 출고량은 작년 12만2595상자로 107.4%나 뛰어올랐다. 업계 순위도 ‘킹덤’을 만드는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4위로 뛰어올랐으며, ‘스카치블루’를 판매하는 롯데주류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골든블루는 올해도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위스키 출고량은 43만1455상자로 전년(45만934상자) 대비 4.3% 줄었다.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롯데주류 등 상위 업체들의 출고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5%가량 줄어든 가운데 골든블루만 유일하게 60% 성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위스키 제품들은 브랜드간 차별화가 부족해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지만 골든블루는 미래 지향적 소비자 요구에 맞게 사피루스, 라임, 다이아몬드로 완벽하게 혁신, 제품의 차별화를 꾀했다”며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2~3년 내 국내 톱3 위스키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위스키 시장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한 150만상자를 소비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순한 맛으로 ‘2030’ 공략 = 위스키 시장이 쉽게 예년의 영광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쏟아지면서 업체들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30도대로 도수를 낮춘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40도 위스키인 1, 2위 브랜드 윈저(디아지오코리아)와 임페리얼(페르노리카코리아)의 출고량이 줄어든 반면 30도대의 위스키가 성장세를 보이자 저도주 제품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저도 위스키는 기존 제품에 비해 목 넘김이 부드러워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업체들은 순한 맛의 신제품으로 20~30대의 젊은층을 적극 공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36.5도 위스키로 저도주 시장을 선도했던 골든블루는 최근 ‘골든블루 더 다이아몬드’를 출시하면서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다. 2009년 말 ‘골든블루’(36.5도) 출시 이후 지난달 ‘골든블루 더 라임’(35도)을 선보인 데 이어 35∼36.5도짜리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신 제품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부드러운 맛과 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소주는 물론이고 위스키도 순한 맛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아 35도 정도의 위스키를 개발하고 출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주류 측은 “도수를 낮춘 새 제품이 필요한 시기”라면서 “시장 상황을 보며 개발 중인 제품을 속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킹덤’의 도수(40도)를 유지하되 쓴맛이 적고, 사과와 바닐라의 달콤한 향이 적당하게 풍겨 목 넘김이 부드러운 ‘더 클래스’를 지난달 내놨다. 공략 소비층은 30대다.

업계 관계자는 “40도 이상의 전통 위스키 수요는 계속 있지만, 시장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저도수 신제품, 디자인 차별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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