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베끼냐” 뿔난 정태영…업계는 ‘시큰둥’

입력 2014-04-0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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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모방으로 인한 손실, 이익의 10배 이상”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에게 경쟁사(현대카드)를 그대로 모방하자고 하는 순간, 조직 모두에게 드리워지는 자신감 상실, 스스로의 고민 포기에서 오는 손실은 모방에서 얻는 이익의 열 배를 넘고도 남는다.”

카드업계가 때아닌 표절 논란으로 떠들썩하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우리카드에 자사의 상품인 ‘챕터2’와 유사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정태영 사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잡하고 머리 아픈 카드생활을 할인과 포인트로 심플하게 정리한 현대카드의 투 트랙 체계를 우리카드에서 정확하게 이해해 주셨습니다”며 우리카드를 비꼬았다.

현대카드는 강원 우리카드 사장의 첫 전략상품이기도 한 ‘가나다’ 카드가 현대카드의 ‘챕터2’를 베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인트와 캐시백(할인)을 양축으로 단순화시킨 상품의 핵심 콘셉트를 가져갔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조금 더 필요하시면 365일간의 프로젝트 기간, 21만 시간 인력 투입, Insight Trip 9만 마일, 경영진 회의 160번 등 치열했던 1년의 기록까지 보내 드리겠습니다”고 썼다.

현대차그룹은 2001년 8월 시장에 매물로 나온 다이너스티 카드를 인수하며 신용카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카드가 후발주자였음에도 10년 만에 업계 선두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는 ‘마케팅 차별화’가 크게 작용했다.

카드시장에 ‘알파벳-숫자-컬러’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개념을 최초로 도입했고, 이 단순화 전략은 카드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현대카드는 잘나가던 알파벳 카드를 22개에서 7개 카드로 줄이고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을 위한 복잡한 조건을 없앴다. 대신 월 50만원 이상 사용해야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는 전국 3만곳 이상의 다양한 사용처에서 쓸 수 있다. 고객에게 ‘쓴 만큼 누려라’는 전략이다. 챕터2는 출시 8개월 만에 고객 155만명을 돌파했다.

챕터2가 만들어지기까지 현대카드는 910만명에 이르는 전 고객의 카드 이용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전략 수립 및 상품개발에 임직원을 4만2000시간 동안 투입했다고 한다.

현대카드로서는 상품이나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부터 들인 노력과 첫 주자로 나설 때 감내해야 했던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카드는 자료를 배포하고 현대카드의 주장에 강하게 반박했다. 우리카드 측은 “할인과 포인트로 혜택을 단순화하는 것은 모든 카드사의 기본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카드사 간의 표절 논쟁은 처음이 아니다. 현대카드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카드와 치열한 표절 논쟁을 벌였다. 2012년 삼성카드가 내놓은 ‘삼성카드4’가 2011년 11월 출시한 ‘현대카드 제로’를 모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작년 8월엔 한 일간지에 ‘COPY & PASTE’라는 광고를 게재해 삼성카드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타 카드사들은 금융상품은 특허가 없기 때문에 하루 만에 똑같이 만들어 낼 만큼 모방이 쉽다며 업계의 관행을 통용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경쟁사의 상품 표절이나 정보 가로채기가 계속된다면 획기적 상품을 만들어도 첫 주자로 선뜻 나설 수 없을 것”이라며 “카드 상품에도 배타적 사용권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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