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이유없는 하한가와 '하따'

입력 2013-11-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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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양그룹 현재현 일가의 그룹 보유주식이 연이어 반대매매로 처분되고 있다. 오너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크게 상할 노릇이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반대매매는 최대주주나 주주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는데 가치가 떨어지면서 채권자가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를 일컫는 증권용어다.

문제는 채무자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갑작스런 주가하락이 반대매매에 의한 것인지 순수 매도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주식을 담보로 잡은 사채업자는 반대매매로 차익을 챙기고 주가 급락기에 보다 싸게 주식을 매입해 채워놓으면 문제될 게 없다.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다. 더 많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빚을 갚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막힌 기업 입장에서 고육지책으로 주식 담보대출을 선택한 만큼 행위 자체를 비난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굳이 경영권이 걸린 보유주식을 담보로 급전을 빌렸다는 점만 봐도 회사 내부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보면 맞다.

지난해 말 유달리 많은 상장사들이 반대매매로 몸살을 앓았다. 공시한 기업만 살펴봐도 한성엘컴텍, 아미노로직스, 한진피앤씨, 위다스 등 꽤 많다. 담보 대출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하는 상장사의 특성을 감안하면 공시하지 않은 기업까지 합치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갑자기 거래량이 터지면서 이유 없이 급락한 종목들은 대부분 반대매매로 보면 거의 맞다. 중소형 코스닥 종목이라면 확률은 100%다.

불경기다 보니 사채업자, 저축은행 등 돈을 빌려 주는 측도 요즘엔 리스크 관리에 꽤 신경을 쓴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저축은행이 내부 사정이 다급한 것도 상장사들의 반대매매가 늘어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예금보험공사가 저축은행의 담보대출사업 자체를 못마땅해 하는 상황이다 보니 주가가 하락하면 예전에 비해 급하게 담보 주식을 처분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 종목을 신중하게 선별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처 방안이 없다. 최대한 재무제표가 깨끗한 종목을 선택하는 게 우선이다. 좋은 주식과 착한 대주주에게 투자하는 것만이 이유 없는 하한가를 피하는 유일한 길이다.

일부투자자는 이른바 ‘하한가 따라잡기’(일명 하따)를 통해 단기 차익을 노리기도 하지만 확률 상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이 투자 위험성을 알면서도 ‘하따’에 나서는 이유는 영화 ‘작전’에서 ‘주식 살인마’ 우 박사가 언급했던 “바닥 친 주식은 반드시 오른다고 믿는 바보 심리”에서 비롯된다.

주식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이용한 투자법으로 매우 위험하지만 일각에선 단기 매매로 수익을 내기에 적합하다는 이들도 꽤 많다. 실제로 빠른 매매 스킬과 판단력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쩜하’(장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 행진을 거듭하는 주식이 하한가가 풀리는 순간에 매수해서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하지만 단 몇 %의 수익을 노리고 위험성이 높은 종목에 진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미련한 투자다. 공짜 점심은 절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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