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힐링에서 소설로… 출판가 지각변동 시작됐다

입력 2013-07-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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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까지 에세이에 밀리던 소설, 지난주 ‘베스트셀러 10’ 6권 차지

“요즘 재미있는 소설책이 많이 나왔더라고요. 이달엔 베스트셀러 1위인 하루키 작품 좀 읽어볼까 해요.”

한 달에 두 권 정도 책을 읽는다는 직장인 백승미씨(34·서울 서초구 서초동)에게 어떤 책을 새로 읽겠느냐고 묻자 지난 1일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꼽았다. 그의 독서 습관을 들어보니 힐링도서를 꽤 읽었으며 적잖이 치유도 경험했다고 한다. 힐링 열풍이 장기화하면서 대부분 사람이 백씨와 비슷한 독서 패턴을 보였다. 이를 설명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일이 될 듯하다.

이처럼 지난해 초부터 올 상반기까지 힐링 열풍을 이어오던 출판계 트렌드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출판인회의가 발표한 7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집계기간 7월 5일 ~ 11일)를 보면 10위권 내에 소설이 총 7권이나 차지했다. 특히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선두로 ‘꾸뻬씨의 행복여행’(프랑수와 를로르 지음), ‘28’(정유정 지음), ‘인페르노 1’(댄 브라운 지음) 등 1위부터 4위까지 소설이 올랐다.

올 상반기만 해도 소설의 입지는 빈약했다. 상반기 1~10위의 도서판매량 비율(교보문고 제공)을 보면 소설이 26%에 불과했고 74%(힐링에세이 42%, 자기계발 32%)가 비소설이었다. 이러한 흐름을 꺾고 하반기 첫 주 베스트셀러에 소설이 많아졌다는 지적에 교보문고 진영균 브랜드관리팀 대리는 “여름철 성수기를 목표로 대작들이 출간을 이었다”면서 “이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트렌드 변화의 움직임에 반색했다. 출판계는 그간 힐링에 대한 피로도가 커졌고 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트렌드에 목말라 했던 터였다. 도승철 밝은미래 출판사 대표는 “하루키나 댄 브라운 등 대작에 쏠리긴 하지만 새로운 작품이 크게 이슈화돼 일단 서점으로 독자를 불러 모은다는 것은 큰 의미”라고 말했다.

힐링은 그동안 출판계의 주요 흐름이었음에도 ‘일명 가벼운 책’이 도서 시장을 뒤덮는다는 출판계 내부의 지적을 받아왔다. 지상파 방송에 출연한 유명인을 앞세운 에세이가 전국의 서점가를 뒤덮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한국출판인회의 임병삼 독서진흥위원회 위원장은 “힐링이 쉽게 읽히는 점 등에서 독서가 가볍게 흘러간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힐링 도서를 표방한 천편일률적인 흐름은 출판계 활성화의 성장동력으론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출판계를 주도하는 도서가 힐링보다는 문학과 인문사회(역사·철학), 과학도서 등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책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본적으로 힐링은 실용서라는 입장에서다. 이택광 문화평론가는 “힐링과 문학과는 소비방식 자체가 다르다”며 “근본적으로 힐링은 실용서적 성격을 띠며 위로받는 데 그치지만,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자기를 돌아보고 서사화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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