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델 교수 “중소기업·구멍가게 살리는 일은 정부의 몫”

입력 2013-06-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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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한국 공정성 논의… 성숙한 사회로 나가는 증거"

“정부는 규제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비자를 대기업의 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12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갑을 논쟁’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도 있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포럼 참석차 방한한 샌델 교수는 이날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갑을 논쟁’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정부가 규제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비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부 경제학자는 기업의 유일한 책임을 주주 가치의 극대화로 보지만 이런 견해는 기업의 책임을 너무 제한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주주는 물론 직원, 협력업체나 공급업체, 소비자, 지역사회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면서 “기업은 이를 기업 문화나 기업 책임의 일환으로 채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건강한 경제는 물론이고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샌델 교수는 강조했다.

대기업, 중견기업, 소기업, 구멍가게가 모두 생존할 수 있는 사회 구조가 되어야 건강한 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대·중소기업 간 균형점 찾기는 한국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고도 성장한 한국이 이제 경제성장 이후의 가치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사회가 정의, 공정성, 시장 가치의 한계 등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토론하는데 이는 ‘건강한 토론’이며 더욱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경제민주화 논의가 20세기 초 미국에서 이뤄진 논의와 상당히 비슷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의 대기업은 철도·석유회사였습니다. 이들 대기업이 미국의 빠른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가져왔지만, 힘이 너무도 강해 중소기업과 구멍가게의 생존 자체를 위협했습니다. 대기업이 시장 경쟁은 물론 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어떻게 하면 균형을 찾고 경쟁을 유지하며 민주주의를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시작됐습니다. 반독점 관련 법, 대형 슈퍼마켓으로부터 구멍가게를 보호하는 법, 최저임금제,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이때 만들진 것입니다.”

2010년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국 사회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샌델 교수는 지난해 신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펴냈다.

다섯 번째 한국을 찾은 샌델 교수는 “두 책에 대한 한국인들의 폭발적 반응에 놀랐다”면서 “어제 저녁 (서울에서 열린) 만찬에서 웨이터가 내 책을 읽고 좋았다고 말했는데 감동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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