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숙명의 라이벌 막전막후]빅맥으로 큰 ‘맥도날드’… 와퍼로 쫓아가는 ‘버거킹’

입력 2013-05-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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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이기려면 전투적으로”

맥도날드가 글로벌 패스트푸드시장 1위를 고수할 수 있는 비결은 ‘전투적’인 경영 전략에 있다.

레이 크록 맥도날드 창업자는 설립 초기 경쟁업체들에 대해 “그들이 익사하고 있다면 나는 그들의 입에 호스를 집어 넣겠다”고 말했다. 최고의 패스트푸드 체인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들을 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것이다.

패스트푸드 시장은 메뉴의 혁신이 필수다. 경쟁업체의 메뉴를 모방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맥도날드가 지난 1968년 출시한 ‘빅맥’이다.

맥도날드는 버거킹이 1957년 출시한 ‘와퍼’에 대응하기 위해 빅맥을 개발했다. 빅맥의 가격은 당시 45센트였다.

빅맥은 샌드위치처럼 버거 사이에 ‘클럽’이라고 부르는 빵을 한 장 넣고 패티 두 장을 사용했다. 클럽은 맛을 더할 뿐만 아니라 재료들을 고정시켜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했다.

빅맥은 출시된 지 1년 만에 50억개가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빅맥은 전 세계적으로 품질·크기·재료가 표준화돼 있어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분기마다 전 세계 120개국에서 판매되는 빅맥 가격을 기준으로 각국의 통화가치를 평가하는 ‘빅맥지수’를 발표한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경쟁은 1997년 한층 격화됐다.

버거킹이 와퍼가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버거라는 광고를 하자 맥도날드는 소고기가 20% 더 들어간 MBX를 출시하고, 버거킹의 와퍼보다 MBX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광고로 내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대항했다.

당시 앤드류 스미스 미국 뉴스쿨 식품 역사학 교수는 “미국에서 맥도날드가 이겼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경쟁은 커피 사업으로도 확대됐다.

맥도날드는 경기침체 이후 맥카페를 출시해 에스프레소, 라떼, 모카 등을 아침식사 메뉴와 함께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변화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신메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건강식품 수요가 늘면서 햄버거 외에도 커피, 에그머핀, 과일스무디 등 총 100여 종의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또 업계 1위를 유지하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를 현대식으로 개조하고 24시간 영업 등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중국에 250개의 매장을 열었으며 올해 연말까지 1700~2000개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맥도날드의 중국시장 영업이익률은 전체의 3%로 향후 대도시 중심에서 잠재력이 큰 중소도시로의 확산을 고려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성공이 성공을 부른다’는 정신으로 에너지·포장·재활용·유통·레스토랑의 친환경화 등을 통해 혁신적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경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1분기에 12억7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6억1000만 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65억9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맥도날드는 지난 1954년 크록이 햄버거·치즈버거·감자튀김·밀크셰이크·소다 등을 판매하는 전형적인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맥도날드 형제에게 프렌차이즈 사업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맥도날드는 1965년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현재 맥도날드의 주가는 101달러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1018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매장 수는 3만4000여점이 넘는다.

◇버거킹, 잦은 CEO 교체로 악순환

버거킹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라이벌 맥도날드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까.

버거킹의 지난 1분기 실적은 전분기에 이어 호조를 보였지만 맥도날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한참 뒤처진다. 버거킹의 1분기 순이익은 3580만 달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떨어져 3억277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맥도날드는 순이익 12억7000만 달러를 올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 매출액은 전년보다 소폭 올라 66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맥도날드와 무려 20배 가까이 차이 나는 셈이다.

1954년 제임스 맥라모어와 그의 대학 동창인 데이비드 에드거턴이 ‘인스타버거킹’(Insta-Burgerking)의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가맹점을 인수한 것이 버거킹의 효시다.

두 사람은 오랜 연구 끝에 고기의 육즙을 유지할 수 있는 그릴을 제작하고 회사 이름을 ‘버거킹’이라고 바꾼 채 패스트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버거킹은 8년 만에 미국 전역에 250개의 매장을 낼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버거킹과 맥도날드는 서로 주력상품을 카피하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견제하며 성장했다. 버거킹은 1957년 맥도날드 햄버거보다 더 큰 ‘와퍼’를 선보였으며 맥도날드는 ‘빅맥’으로 대응했다. 두 기업의 마케팅 공방전도 치열했다. 각자의 제품이 더 맛있고 소비자들에게 인기있다는 내용이 담긴 비교광고를 비롯해 과장 광고도 서슴지 않았다.

버거킹과 맥도날드 광고 모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버거킹이 업계 2인자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배경을 경영철학에서 찾고 있다.

버거킹이 한창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던 1967년 설립자 맥라모어는 제과업체 필스버리에 회사를 매각했다. 맥도날드를 성공 가도에 올려놓은 것에 그치지 않고 20여년간 정신적 지주를 역할을 한 레이 크록과 대조적인 행보였다. 버거킹은 실적이 좋지 않을 때마다 CEO가 바뀌고 심지어 기업의 오너까지 지분을 대랑 처분하는 일이 반복됐다.

지난 23년간 버커킹의 CEO는 13번이나 교체됐다. 경영권도 1987년 필스버리에 넘어갔다가 이후 디아지오가 넘겨받았으며 현재는 사모펀드 3G캐피털이 사업권을 가지고 있다. 빈번한 CEO 교체로 버커킹이 혼란을 겪는 사이 경쟁업체 맥도날드는 이를 틈타 패스트푸트 업계에서 입지를 굳혔다고 경제전문지 포춘은 평가했다.

2011년에는 매출 기준 3위 업체였던 웬디스에 2위 자리마저 뺏기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버거킹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포춘은 분석했다. 구조조정의 ‘달인’ 베르나도 히스가 2010년 1월 버거킹의 CEO를 거쳐 버거킹월드와이드 CEO로 부임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는 마이애미 본사 직원 600명 중 절반 이상을 정리해고하고, 불필요한 공간 사용도 과감히 없애 회사 운영비용을 30% 줄였다. 최근엔 맥도날드를 따라잡기 위해 커피 메뉴 강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버거킹은 지난 2월 커피전문업체 스타벅스의 자회사 시애틀베스트커피와 원두 공급 계약을 맺고 기존 5개의 커피 메뉴를 10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버거킹의 에릭 허쉬혼 혁신담당 부사장은 “커피 메뉴가 강화되고 아침 메뉴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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