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경제민주화’ 동참 통큰 결단… 다음 차례는?

입력 2013-04-1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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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계열사간 내부거래 축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파격적인 ‘계열사간 내부거래 축소’ 결정에 재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SK그룹과 LG그룹은 물론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까지 앞지른 과감한 현대차의 행보는 재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최근 일감 몰아주기가 골목상권 보호와 함께 대표적인 경제민주화의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결정은 적극적으로 사회 여론에 부응하겠다는 총수의 의지로 풀이되면서 재계도 발 빠르게 동참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파격 행보에 이은 추가전략 준비중= 현대차그룹이 내부거래를 줄이기로 한 물류 기업 현대글로비스와 광고업체인 이노션은 현대차그룹은 물론 재계의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의 사례로 지적돼왔다. 나아가 창업주 3세인 정의선 부회장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탓에 편법증여나 경영권 승계의 수단이라는 논란도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의 논란을 불식시키면서 경제민주화에 적극 동참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몽구 회장의 통큰 결정은 비단 광고와 물류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계열사 전반으로 거래비율을 축소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물류와 광고 분야 일감을 중소기업이나 외부에 넘기기로 한 데 이어 향후 건설(현대엠코)과 시스템통합(현대오토에버) 분야도 내부 거래를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시스템통합의 경우 보안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갖추고 있어 그룹 내부적으로 신중해야한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왔으나 총수의 과감한 결정에 전사적인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식적 일감나누기 행보에 신선한 충격= ‘일감 몰아주기’가 아닌 ‘일감 나누기’ 파장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국내 대표 그룹인 삼성은 물론 SK와 LG도 이미 경쟁입찰을 확대하거나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장치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현대차의 일감나누기 추가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광고와 물류에서 각각 65%와 45%씩 내부거래를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축소 비율과 금액(6000억원)까지 밝혔다. 이에 따라, 재계 전반에서는 더 이상 수박 겉핧기 식의 축소안을 내놓아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월부터 시스템통합과 광고, 건설, 물류 등 총 4개 분야에서 비계열사들을 대상으로한 경쟁입찰을 추진해왔다.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만큼 경쟁입찰을 통해 내부거래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내부거래의 객관성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직 ‘내부거래위원회’도 확대 설치해 운영을 강화하고 나섰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3사 역시 지난해 초부터 내부거래위원회를 꾸려 운영 중이다. 연말에는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4개사도 동참했다.

SK그룹은 시스템통합 계열사인 SK C&C와의 거래 물량을 올 들어 10% 축소한다. 더불어 올 한해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과의 거래 규모를 축소키로 결정했다. 비율은 약 14%가될 전망이다.

◇대기업 내부거래 축소 분위기 더욱 확대= LG그룹은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일감 몰아주기 처벌 강화 방침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일감 몰아주기는 통상 대기업의 총수 또는 그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LG는 현재 총수 일가가 30%이상의 지분을 가진 계열사가 없다.

그럼에도 LG는 지난해 시스템통합·건설·물류 등 3개 업종에 대해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경쟁입찰을 실시하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는 ‘일감 나누기’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앞서 태광그룹은 계열사간 거래를 확대하고 손실을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는 등 총수의 배임혐의가 인정돼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결국 태광그룹은 이달 12일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로 지목된 티시스, 동림관광개발, 티알엠(TRM) 등 3개사를 상반기 중 합병,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정몽구 회장이 개인기부 사상 최대 금액(5000억원)을 내놓는 등 현대차의 파격 행보가 재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다른 그룹 역시 일감 몰아주기 지적에 대응하고 있지만 더욱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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