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3] 올해 기술 트렌드는… 3D TV 지고, 울트라HD 뜨고

세계 최대의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인 CES 2013이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1일(현지시간) 성대한 막을 내렸다. 이번 CES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고, 관람객 수도 15만여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ES는 한해의 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행사다. 대형 OLED TV가 화려하게 등장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인상적인 것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2013년을 넘어 향후 전 세계 IT 트렌드를 바꿀 의미있는 변화도 많았다.

◇3D가 사라졌다 = 지난 2년간 CES를 비롯한 국제적인 IT 관련 전시회의 화두는 단연 ‘3D’였다. 그러나 올해 CES에서는 3D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입체안경을 쓰거나 TV 화면에서 사람이 튀어나오는 홍보물도 찾기 힘들었다. 대신 그 자리는 울트라HD(UHD, 일명 4K) 등의 초고해상도 이슈가 차지했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3D TV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으며, 공식 홍보 사진에서도 3D 안경을 쓴 도우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다른 TV 제조사들도 자사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3D를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3D 기능이 이제 일반적인 부가 기능으로 자리잡은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소비자들이 3D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초 3D 기능은 TV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지목됐으나, 3D 콘텐츠 부족과 더불어 눈의 피로감을 준다는 이유로 사용자들이 외면해 TV 시장의 성장세는 부진를 면치 못했다. 다시 말해 실패한 기술 트렌드라는 지적이다.

올해 CES에서 ‘한·중·일’ 3국의 가전업체들은 풀HD보다 4배 더 해상도가 높아진 UHD TV를 일제히 선보였고, 이중 소니와 파나소닉은 UHD 해상도를 채택한 OLED TV 시제품을 선보이며 한국 타도에 나섰다.

◇중국 제품력 급상승 = 중국 가전업체의 부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올해 중국 업체의 기술력은 한국과 일본 업체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섰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은 예년보다 부스 규모를 2배가량 대폭 키우며 신흥 세력의 힘을 과시했다.

TCL과 하이센스는 110인치 UHD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발표한 110인치 UHD TV와 같은 크기다. 하이얼과 청홍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85인치 UHD TV를 전시하며 기술 경쟁에 나섰다.

또한 스마트폰의 경우 국내 업체들도 아직 선보이지 않은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 탑재 제품이 대거 전시됐다. 레노버의 ‘K900’은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두께는 불과 6.9mm에 불과하다. CES 2013에서 레노버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ZTE도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6.9mm 두께의 ‘그랜드S’를 내놓으며 한국 업체를 추격했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들도 중국 업체에 대해 위기감이 감돌 정도의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기술 격차가 이제 1년 정도로 좁혀졌다는 분석이다. 권희원 LG전자 사장은 “중국 업체가 굉장히 빨리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빨리 더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