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스타성공학]유재석, 그는 왜 안티없는 스타가 됐나?

입력 2012-11-01 14:43 수정 2012-11-0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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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무명 설움 딛고… 겸손·성실·배려로 국민 MC '우뚝'

▲사진=연합뉴스
“내가 있음으로 너희(노홍철 하하)가 가진 능력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 언젠가 능력을 펼칠 때가 올 것이다.”

지난 10월20일 MBC‘무한도전’300회 방송 때 유재석이 한 말이다. 이 장면은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대중매체의 뉴스로 전해지면서 수십만명의 네티즌이 감동을 받았다는 의견과 함께 유재석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유재석은 그야말로 무한재석교 교주‘유느님’으로 불리는 비유에서 알 수 있듯 최고의 스타, 그것도 안티가 없는 부동의 예능 톱스타다.

화려한 성공시대를 열고 있는 오늘의 유재석을 생각하면 믿기 어려운 과거가 있다.

“과거에 유재석과 ‘순대국 형제’라는 코너를 함께 해서 내가 형, 유재석이 동생으로 나왔다. 당시 유재석이 연기 못한다고 매일 혼이 났다. PD들이 유재석에게 기회도 많이 주고 많이 도와줬다. 그런데도 잘 안 되는 유재석을 보면서 거의 7~8년을 그렇게 밀어주는데 이 정도로 안 되는 친구도 있구나 할 정도로 안타깝게 생각했다.”(최양락)

“유재석씨야말로 대기만성형 연기자다. 처음에 숱하게 많은 기회를 줬다. ‘이래도 안 뜨나’ 할 정도로 KBS에서 끈질기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뜨지 않았다.”(김웅래 전 KBS PD)

1991년 KBS 제1회 대학개그제에서 장려상을 받아 연예계에 데뷔한 유재석은 동기인 남희석 김국진 김용만 등이 개그 프로그램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MC로 영역을 확대하며 예능스타로 높은 인기를 누릴 때 게스트를 전전하며 7~8년 동안 무명의 설움을 견뎌야했다. 유재석의 성공비결은 바로 이 대목에서 읽혀진다.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동기는 뜨고 자신은 뜨지 못할 때 힘든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연예계를 떠난다. 유재석은 이같은 힘든 시기를 거친 뒤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 스타로 성공한 것이다.

▲사진=MBC '무한도전'
“정말 해도 너무 안 뜬 유재석씨는 한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에서 A팀, B팀을 나눠서 어떤 게임을 하는데 진행하는 재능이 있었다. 유재석씨한테는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재치가 있었던 것이다. 버라이어티쇼에서 MC로 인정을 받아 비로소 뜬 것이다.” 김웅래 전PD의 말에서 자신의 재능과 실력과 상황이 맞지 않다가 때를 만나 펼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성공 비결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연예인들에게는 자신의 끼와 이미지, 캐릭터, 재능, 노력이 어우러져 만나는 프로그램이 찾아온다. 그것이 시기의 문제인데 유재석은 늦게 찾아온 기회를 잘 잡아 대중의 시선으로 들어왔다.

이후 유재석은 한국 예능사에 새로운 대기록을 수립하며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됐다. 예능 스타의 단적인 성공지표인 연예대상에서 전인미답의 금자탑도 세웠다. 유재석은 2005년 KBS연예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6, 2007, 2009년 MBC연예대상, 2008, 2009년 SBS연예대상 2010년 MBC연예대상에 이어 2011년 SBS 연예대상에서 영광의 대상을 차지해 7년 연속, 8회 대상수상이라는 대상 최다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유재석씨는 제가 평가할 수 없는 존재다. 유재석씨는 예능의 기초를 철저히 다지고 거기에 언제 어느 때에도 웃음을 만들어내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예능인이다. 그리고 프로그램 안에서도 그렇고 밖에서도 그렇고 너무 착하고 남에게 늘 배려하는 태도는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다. 유재석씨를 보면서 자극을 받고 더 노력하게 된다.” 라이벌 강호동의 평가다. 유재석의 예능인으로서 뛰어난 실력, 끊임없이 진화하는 진행능력, 그리고 대중이 선호하는 진행 스타일 구축 등이 유재석 성공 신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보여주는 진행 스타일이나 게스트나 고정 출연 멤버들과의 호흡, 멘트 구사력, 위기대처능력, 애드립과 몸개그, 코믹 연기력 등 예능 프로그램의 MC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예능 트렌드와 대중의 취향과 기호를 담보하거나 선도하는 예능의 코드를 끊임없이 개발하며 예능인으로서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켜왔다. 유재석이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겸손과 성실 그리고 배려라는 대중이 가장 좋아하는 진행 스타일을 견지한 것도 높은 인기를 끌게 한 예능인으로서의 큰 강점이다. 유재석은 스태프에서 동료 연예인 멤버, 게스트를 배려하며 이들의 잠재력을 프로그램에서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주고 예능 프로그램의 방향 제시자, 조정자, 그리고 동료 연예인의 조력자로 맹활약하는 명실상부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진행 스타일을 견지했다.

“일부러 남보다 좀 모자라는 듯이 행동함으로써 출연한 멤버들을 자신보다 돋보이게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끼를 맘껏 발산하게 유도한다. 이렇게 스스로 나대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희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나는데, 과연 누가 그를 미워할 수 있겠는가?” 동양대 진중권 교수가 저서 ‘크로스’에서 언급한 유재석 부분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철저한 사생활 관리와 사적 영역에서의 긍정적 활동으로 대중이 환호하는 이미지의 표상이 된 것도 한국 예능사의 현재진행형 성공 신화로 자리를 잡는데 한몫했다. 유재석은 무명에서 최고 스타로 부상하는 과정 그리고 국민 MC로 우뚝 선 이후 단 한번도 스캔들이나 구설수에 휘말린 적이 없을 정도로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관리를 철저히 해왔다. 또한 사적 영역에서도 겸손과 배려, 사랑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방송이 너무 안 되고 하는 일마다 자꾸 어긋난 적이 있다. 그 때 간절하게 기도했다. 한번만 기회를 주시면, 단 한번만 개그맨으로서 기회를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소원(한번만 기회를 달라는 바람)이 이뤄지고 난 후에는 만일 내가 초심을 잃고 이 모든 것이 나 혼자 이룬 것이라고 한번이라도 생각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큰 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유재석의 다짐이다. 오랜 무명생활을 견디면서 좌절하지 않고 스타로 비상한 뒤에도 아름다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유재석 자체가 감동적인 성공신화다. 이러한 유재석을 보면서 힘든 사람들은 용기를 얻고 좌절에 빠진 사람들은 희망과 위로를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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